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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운 다이소, 진짜 ‘국민기업’ 될까

비즈워치 조회수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일본 기업 아닌데

한국에서 영업 중인 기업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리스크가 뭘까요. 딱 하나만 꼽자면 아마도 ‘친일(親日)’ 리스크일 겁니다. 다른 리스크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도 하고 이후의 행보에 따라 이미지가 쇄신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과 관계된 리스크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아예 일본 출신인 기업들은 물론이고 창업주 등 주요 인사가 일본과 관계돼있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불매’ 이슈에 시달리지만 해결은 쉽지 않습니다.

다이소 명동점 매장 전경/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이는 지난 2019년 전국을 휩쓸었던 ‘NO JAPAN 운동’ 때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아사히,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을 시작으로 불매운동이 퍼지더니 이후엔 일본 기업들이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으로도 화살이 돌아갔습니다.

국내 1위 생활용품 브랜드 다이소 역시 이 중 하나였습니다. 최대주주는 한국인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었지만 2대 주주가 일본의 ‘다이소산교’였죠. 기업 이름조차 일본 다이소에서 그대로 가져왔으니, 일본 기업으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5000억에 산 리스크

사실 그동안 아성다이소가 일본 기업 논란이 일 때마다 취했던 태도는 다소 모호했습니다. 일본 기업의 투자를 받은 건 맞고, 회사명도 일본 기업에서 따왔지만 일본 기업은 아니라는 식이었죠. 박 회장은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이소의) 브랜드를 갖다 쓴 것인데 생각해보니 경솔했다”며 후회를 내비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3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단순 투자일 뿐 경영에는 아무 간섭도 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이소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다이소를 ‘일본계 기업’으로 분류해 왔습니다.

그랬던 다이소가 이번에 일본 다이소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확보한 것 역시 이런 ‘일본 기업’ 꼬리표를 떼고자 하는 이유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몇 년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다이소에 있어 지분 문제는 언제 다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입니다. 유니클로의 예를 보듯, 몇 년간 착실히 쌓아둔 매출이 단숨에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일본 다이소, 선 넘었나

일각에서는 일본 다이소산교가 아성다이소에 경영 참여와 배당금 확대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국에서 다이소가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자 2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겁니다.

다이소의 호실적이 이어지자 일본 측이 배당금 확대를 요구했고, 이에 박 회장이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는 겁니다. 다만 다이소 측은 “배당금 확대나 경영 참여 요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 토종 국민가게로써 거듭나기 위해 다이소산교 지분 전량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성다이소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일본 다이소 측의 요구가 사실이었든 아니든, 이런 얘기가 나올 만큼 다이소의 최근 성장세는 눈부십니다. 1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6000억원대였던 다이소의 매출은 올해 3조원 돌파가 유력합니다. 2012년 1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웃돕니다. 유통업계에서 보기 드문 고속 성장 기업입니다.

아성다이소가 일본 측이 갖고 있던 지분 34.21%를 확보하는 데 사용한 금액은 5000억원입니다. 요즘같은 투자 가뭄 시기에, 상당한 ‘빅 베팅’입니다. 박 회장의 5000억 투자는 어떤 결과물로 돌아올까요. ‘일본’ 꼬리표를 뗀 아성다이소의 향후 행보를 기대해 보시죠.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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