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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15일 출장 성과와 관련해 “반도체가 거의 90%”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대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과의 협력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동행 일정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출장 소회와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밝은 표정으로 반도체 성과를 언급한 이 회장은 이번 일정에 동행한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의 독려하듯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양국의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했다. ASML과 1조 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노광장비 개발을 위한 ‘극자외선(EUV) 공동연구소’를 수도권에 설립하는 게 골자다.
경 사장은 ASML과의 협력 목적에 대해 “하이 NA EUV (설비를) 들여와서 ASML의 엔지니어와 삼성 엔지니어들이 같이 기술 개발을 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통해서 하이 NA EUV에 대한 기술적인 우선권을 삼성이 갖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D램이나 로직에서 하이 NA EUV를 잘 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이 NA EUV는 노광 능력을 극대화한 ASML의 최신 제품으로, ASML이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핵심으로 꼽힌다. 대당 4000억 원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밀려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2㎚ 칩 양산을 계획하고 있고, TSMC과 인텔 등 경쟁사도 비슷한 시기 초미세공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활발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사보다 하이 NA 장비를 빨리 들여올 수 있게 된 것이냐는 질문에 경 사장은 “빨리 들여온다는 관점보다는 공동 연구를 통해 삼성이 하이 NA EUV를 잘 쓸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선 “(반도체 생산에) 여러 가지 툴들이 있지만 EUV가 가장 중요한 툴 중 하나”라며 “전체적인 반도체 공급망 입장에서 굉장히 튼튼한 우군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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