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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맹활약에 축구 팬들 잠 못든다…’기세’ 몰아 아시안컵까지 [이슈크래커]

이투데이 조회수  

박지성(AP/연합뉴스)

“한국 축구, 그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나요?”

국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팬들이 새벽 잠을 못 이루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이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트 경기장에서 공을 차는 순간이죠. 당시 팬들을 설레게 한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만이 아니었는데요. 전설을 써내려간 2002년 월드컵 주전이자 같은 시기 토트넘 홋스퍼의 이영표, 울버햄튼 원더러스FC와·레딩FC·풀럼FC를 오가며 활약했던 설기현의 활약을 지켜보며 환호했습니다.

이들이 닦았던 길은 후배 세대에 전해졌습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AS모나코 소속으로 활약한 박주영은 아스널FC로 이적했고,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이청용은 볼튼 원더러스 FC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각각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전성시대를 열었는데요. 또 다른 주전 구자철과 지동원은 10여 년간 꾸준히 독일무대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로이터/연합뉴스)

그리고 손흥민이 꽃을 피웠습니다. 독일 무대를 거쳐 토트넘과 계약한 그는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는데요. 하지만 손흥민은 입단하자마자 국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모든 부담을 떠안았습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할 차세대 대형스타가 부재했던 탓입니다. 비슷한 시기 일본은 혼다 게이스케와 카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나가모토 유토 등 유망한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며 황금 세대를 구가했는데요. 반면 한국의 핵심 전력 ‘양박쌍용(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은 기량 저하에 시달렸고, 손흥민만 외로이 빛났습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는 선수 선발에 있어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기 때문이죠.

홀로 뮌헨 뒷문 지키는 마당쇠 김민재···PSG서 기량 만개하는 이강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로이터/연합뉴스)

국가대표의 핵심 자원은 단연 김민재입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지난 시즌 SSC나폴리에서 팀을 33년만에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세리에 A 올해의 수비수, 발롱도르 22위에 이름을 올린 김민재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는데요. 김민재는 주전 센터백이 얇은 뮌헨에서 쉴 틈 없이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치르는 등 마당쇠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분데스리가 전 경기에 출전하며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공격진을 이끌 ‘손흥민의 짝꿍’에 이강인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발렌시아CF B팀 입단으로 이름을 알린 이강인은 한때 팀으로부터 냉대받았으나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세계적인 구단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 주전 미드필더로 자리 잡으며 기량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리그 앙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데뷔골을 뽑아내며 팀의 상승세를 기여하고 있는 이강인은 향후 10년간 국가대표 핵심 공격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AFP/연합뉴스)

대표팀의 중원을 받쳐줄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과 이재성

이강인을 받쳐줄 미드필더진의 활약도 쏠쏠한데요. 독일리그의 이재성과 즈베르다의 황인범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월드컵을 지휘한 벤투 감독의 ‘애제자’ 황인범은 이적 사가 끝에 세르비아의 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즈베즈단 테르지치 회장은 “황인범은 지난 30년 동안 구단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 챔피언스리그 데뷔골과 함께 도움을 추가했습니다. 이날 축구 통계 사이트는 황인범에게 양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8점을 부여했습니다.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AFP/연합뉴스)

이재성은 2018년 분데스리가 2부 홀슈타인 킬로 이적해 3시즌 연속 두자리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습니다. 2021년부터는 FSV 마인츠05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 지난 시즌에는 키커가 선정한 분데스리가 시즌 후반기 공격형 미드필더 7위에 오를 정도로 준수한 활약을 했습니다.

황희찬·조규성, 한국 차세대 공격수로 성장···막내 오현규도 성장 중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FC)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축구는 고질적인 스트라이커 기근에 시달려 왔는데요. 당분간 그 고민은 넣어놔도 될 것 같습니다. 현재 공격의 1옵션은 황희찬입니다. ‘황소’ 황희찬, 울버햄튼 해결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번 시즌 리그서 8골 2도움으로 EPL 득점 5위 차지한 황희찬은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2028년까지 재계약에 성공했습니다.

월드컵 스타로 부상한 조규성도 덴마크 리그서 베스트 11에 4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매 경기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2 월드컵 국가대표팀 막내인 셀틱FC의 오현규도 지난 시즌 주로 교체 출전해 20경기 7골로 두각을 드러냈고 이번 시즌도 18경기 5골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2024년 1월에 개최되는 아시안컵은 손흥민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으로 EPL 역대 7번째에 이름을 올린 그는 헤리 케인이 부재한 토트넘서 주장 완장을 찰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선수죠.

‘태업 논란’, ‘부업 홀릭’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클린스만호 가 해외파들의 활약에 힘입어 64년 만에 아시안컵에 우승할 수 있을까요. 이번 겨울이 기다려집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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