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에 반대하는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를 상대로 단체 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개인들의 공매도 제도에 대한 불신은 해소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행동으로 개인들이 주장하는 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 정황을 파악하는 효과보다는, 오히려 증권사 수수료만 늘어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 이차전지 주식·투자 커뮤니티 카페에는 ‘전격 Z작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 정황을 확실시하기 위해 많은 인원이 동시에 주식출고(이체)를 신청해 기존 증권사에 보유하고 있던 이차전지 주식을 타 증권사 계좌로 일제히 옮기자는 내용이다. 시간은 내일인 14일 낮 12시로 예정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현재 사용 중인 증권 계좌와 이체할 수 있는 다른 증권사 계좌를 준비한 뒤, 본인이 사용 중인 증권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으로 12시에 주식을 이체한 뒤 이상 없이 이체된다면 복귀하고,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캡처 등으로 증거를 남기자”며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록 효과가 커진다. 여기저기 홍보를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일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이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이용해 공매도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빌린 주식이 있어야 하는데, 증권사가 매도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사에 등록된 개인들의 주식을 무단으로 공매도에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개인들이 증권사에 보유 중이던 물량을 일제히 출고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주식으로 공매도를 하는 증권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현행 증권업계에서는 ‘대주(주식 대여)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이와 유사한 기능이 있다. 개인투자자가 신용대출 등을 목적으로 보유 주식을 증권사에 맡기면, 한국증권금융이 이를 넘겨받아 각 증권사를 통해 다른 개인에게 대여해주는 서비스다. 대주 서비스는 모든 증권사에서 제공할 수 없고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증권사 10곳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대주거래 제도는 모든 개인투자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별 증권사가 개인의 주식을 활용해 공매도를 이용하려면 자신의 주식이 증권사 대주제도에 이용되는 것에 동의하는 투자자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개인투자자가 대주제도에 본인의 주식이 활용되는 것을 동의하면 증권사는 일부 수수료를 제공한다.
한 대형증권사 리테일 관계자는 “개별 증권사가 개인 주식을 활용해 공매도에 이용한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이 불가능하다”며 “개인들이 단체로 주식을 옮긴다고 해서 증권사의 공매도 정황을 파악할 수도 없다. 증권사 주식은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 주식을 증권사가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들이 단체로 증권사에서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는 행위가 오히려 증권사 수수료 수익만 불리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들의 주식 거래대금이 활성화할수록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25곳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1년 전보다 3%가량 증가한 2조4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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