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케이뱅크가 제4대 은행장으로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Digital&IT부문장(전무)을 내정했다. 서호성닫기서호성기사 모아보기 현 케이뱅크 은행장에 이은 두번 연속 외부 출신 은행장으로 케이뱅크 체질 개선을 이룰 적임자로 최우형 내정자를 낙점했다.
최우형 내정자는 케이뱅크가 올해 초를 목표로 추진했던 IPO(기업공개)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최근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케이뱅크를 맹추격하고 있는 토스뱅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내기 위한 금융상품·서비스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며 금융당국에서 은행산업에 요구하고 있는 상생금융 방안 마련과 함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도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4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우형 전 전무를 4대 케이뱅크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케이뱅크 임추위는 후보자 평가 과정에서 최우형 내정자의 금융과 전략, 재무, IT를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국내 및 글로벌 기업에서의 성공적인 경험, 임추위에 제시한 인터넷은행의 성장 전략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케이뱅크 임추위는 “최우형 내정자는 금소매금융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비즈니스 성과 창출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공인회계사로서의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 전략부터 IT 분야까지 End-to-End 경험을 통해 금융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수 금융회사의 전략 컨설팅 및 혁신을 추진한 바 있고 삼성SDS, 한국IBM, BNK금융그룹 등 국내 및 글로벌 기업에서 10년 이상 C-Level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을 통해 최고경영자 직무 수행을 위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영섭 KT 사장이 경영지원·법무·기술 최고책임자에 외부 전문가를 중용하며 경영 쇄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케이뱅크도 디지털 전문가인 최우형 전 전무를 내정하면서 그룹 기조를 이어갔다. 심성훈 초대 은행장과 이문환 전 은행장 모두 KT 출신이며 서호성 은행장은 지난 2021년 KT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 중 처음으로 케이뱅크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비금융 기반의 디지털을 결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IT·재무 전반에 다양한 경험을 갖춘 최우형 내정자가 선임된 이유이기도 하다. 최우형 내정자는 하나은행에서 약 9년간 근무하며 신용관리·외환·기업금융(IB) 등 은행의 핵심 업무와 관련한 경험을 쌓았으며 액센츄어와 IBM에서 은행권 IT 전환 컨설팅 및 시스템통합(SI), 금융 AI와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금융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추진했다.
케이뱅크는 서호성 은행장 체제에서 지난 2021년 연간 순이익 225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지난해에는 83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10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올해는 전년보다 순이익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케이뱅크는 당기순이익 1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8.4% 감소했다. 이자이익이 14.7% 증가하고 비이자이익은 15배 이상 증가했지만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가 각 0.27%와 2.76%로 각 0.38%p와 2.69%p 하락하고 연체율은 0.90%로 0.23%p 상승하는 등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모두 악화됐다.
또한 자기자본(BIS)비율은 13.91%로 전분기 대비 0.37%p 상승하면서 현재 최소 유지 조건인 10.5%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은행 건전성을 위해 권고하는 13% 수준을 간신히 넘기면서 자본 여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9월 13.51%에서 올해 9월 13.91%로 자기자본(BIS)비율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IPO를 통한 자본 확충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IPO 예비인가를 받고 올해 초를 목표로 IPO를 추진했지만 증시 침체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지난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토스뱅크의 무서운 상승세도 케이뱅크의 위협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7월 월별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3분기에 순이익 86억원을 기록해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신잔액은 토스뱅크가 22조6863억원으로 17조2400억원을 기록한 케이뱅크보다 많으며 여신잔액은 아파트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케이뱅크가 12조8100억원으로 11조1877억원의 토스뱅크보다 많았다.
대출시장의 경우 케이뱅크가 신용대출과 사장님대출, 전세대출, 예금 적금 담보대출을 비롯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아담대를 취급하며 토스뱅크보다 많은 여신잔액을 보유하고 있지만 토스뱅크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수신잔액은 케이뱅크가 지난 3분기에 출시한 ‘생활통장’이 50만좌를 돌파하고 신상품을 출시하며 예·적금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을 이어갔지만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넘어선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지금 이자 받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했던 만큼 케이뱅크도 차별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경쟁력 있는 이자 혜택을 제공하면서 ‘금리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고객을 늘려나갔지만 혁신 DNA를 녹여낸 신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우형 내정자의 경우 경남은행의 디지털 부문을 담당하면서 카카오페이, 핀크, 뱅크샐러드, 핀다 등 다양한 핀테크사와 협업 및 제휴를 맺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확대했으며 인공지능 OCR(광학문자인식) 기반 신용평가 통합관리체계 구축 등 업무 개선 성과 등에 기반해 케이뱅크의 체질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최우형 내정자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은행권을 독려하고 있는 상생금융에 대한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기존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도 상생금융에 참여하게 되면서 최우형 내정자는 취임과 함께 상생금융 업무에 가장 우선 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약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연 5%가 넘는 개인사업자 대출 이자의 일부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서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 차주와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포용금융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 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8100억원을 공급했으며 지난 2017년 4월 출범 이후 4조8921억원을 공급했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약 2조원이며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6.5%로 연간 목표치인 32%보다 5.5%p 부족하다.
케이뱅크는 고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에 중저신용 고객 절반 이상에게 연 4~5%대의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공급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중저신용 고객 전용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는 지난 3분기 취급고객의 약 12.2%가 연 4%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 5%대 금리까지 포함하면 절반이 넘는 약 56.1%의 고객이 연 4~5%대 금리를 받았다.
최우형 내정자는 “케이뱅크 은행장 최종 후보가 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케이뱅크를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우형 내정자는 이달 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케이뱅크 4대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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