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2018년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숙원으로 삼았던 ‘금융 수출’ 행보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BNP파리바와 인도 증권사 쉐어칸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쉐어칸 지분 100%를 인수하며 매입 금액은 300억 루피(약 4800억원)다.
쉐어칸은 2000년 설립된 인도 10위권 증권사다. 임직원 수는 3500여 명, 총 계좌는 약 300만개에 달한다. 인도 전역 400개 지역에 130여 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는 2억1000만 달러(약 278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2100만 달러(약 276억원)에 달한다.
인도 증시는 최근 사상 최초로 시가 총액 4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중국, 일본, 홍콩에 이은 세계 5위 규모에 해당한다. 인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지수 센섹스는 11일(현지시간) 장중 역대 최고인 7만 선을 돌파했다. 니프티50 역시 이날 2만10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인도법인을 설립하며 ‘포스트 차이나’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을 개발해 현지에서 10만명 넘는 온라인 고객을 확보했다. 지난 9월에는 해외법인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홍콩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인도법인 지분을 모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쉐어칸 인수는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전략가(GSO)로 취임한 뒤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 X를 인수한 데 이어 2022년 글로벌 X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를 인수했다.
해외법인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그룹 전체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4468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세전이익(1조9653억원) 대비 22.7%를 차지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쉐어칸 인수로 고성장 중인 인도 증권업계를 선점할 기회를 잡았다”며 “현지에서 유일한 외국계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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