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상공계, 산업은행에 공식 요청…”합병 장기화 경쟁력 하락”
시민단체 “항공기 도입, 임금 인상, 신규 채용 자율권 보장해야”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장기화하자 부산에서 지역 항공사 소멸을 우려하며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12일 부산을 찾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게 지역 항공사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에어부산은 2007년 부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항공사로서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 출발했다.
2020년 11월에 발표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계획이 3년 넘게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양대 항공사의 통합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 사이 에어부산은 항공기 감소와 인력 유출 등으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지만, 다른 저비용항공사는 몸집을 키우고 있다.
향후 에어부산의 존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독자 경영에 대한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부산시·부산상의·지역 상공계는 2029년 가덕도신공항의 성공적인 개항을 위해서는 거점 항공사가 필요한 만큼 지역 항공사 존치에 뜻을 모아 산업은행에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게 됐다.
박 시장은 “지역 거점 항공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한결같은 의견”이라며 “에어부산이 김해공항의 활성화와 지역 거점 항공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수 있도록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대한 산업은행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가덕도신공항이 완공됐을 때 지역거점 항공사의 필요성이 더 커지는 것을 알고 있다”며 “양대 항공사의 합병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2월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14일 부산서면 쥬디스 앞에서 5년간 에어부산 임금 동결 해제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다.
이 단체는 “에어부산 직원들이 임금 삭감과 순환 휴직을 감내하며 힘든 시기를 버텨냈으나, 산업은행이 장기간 임금을 동결하면서 중견 직원의 퇴사가 줄을 잇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당장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나서고 임금인상, 신규 항공기 도입, 신규 채용 등을 할 수 있도록 경영 자율성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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