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내림세가 거침없다. 당초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국들이 감산 기조를 거두지 않는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연내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배럴당 7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는 국내 소비자물가는 물론 무역수지 관리에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1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 내림세가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1.32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6.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협의체)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계속해서 내림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지난 9월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한 국제유가는 연내에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70달러선까지 내려가면서 넉 달 새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일 내림 곡선을 그리는 국제유가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다. 통상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소비자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밖에 없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넉 달 연속 3%대를 기록하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국제유가 내림세가 계속돼 수입 물가를 떨어뜨리게 되면 물가 안정 목표치(2%) 달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울러 무역수지 관리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적자 늪에 갇혔던 무역수지는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 내림세가 지속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도 줄어들어 무역수지 관리에 청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더 긍정적인 건 국제유가 내림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인 하루 600만 배럴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2018년 이후 최장인 7주 연속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석유 수요 증가는 중국이 주도하는 비(非)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의해 지지됐으나 내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에 의해 장기적인 공급감축이 이뤄지더라도 급격하게 둔화해 공급과잉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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