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SK하이닉스 등 잇따라 방문…美사업장 점검은 2년5개월만
글로벌 현장 경영 박차…독일 도이치텔레콤·네덜란드 ASML 미팅 예정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미래에너지 분야와 관련된 미국 내 SK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글로벌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SK하이닉스를 방문,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을 격려했다. 새너제이에는 SK하이닉스 아메리카 본사 등이 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단순히 제품을 개발, 판매해왔던 기존 사업 구조에 머물지 말라”고 강조하며 “시장 역학의 변화부터 지정학(Geopolitics)에 이르는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4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해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밝힌 데 이어 미국 서부로 이동, 현지 사업 점검에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이 미국 내 SK 사업장 점검에 나선 것은 2021년 7월 SK 워싱턴지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미주 사업장 등을 찾은 이래 2년 5개월 만이다.
9일에는 AI 연구개발 전문기업 가우스랩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분야 전문기업 루나에너지 사업장을 연이어 찾았다.
가우스랩스는 SK그룹이 2020년 설립한 첫 AI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정에 가우스랩스의 AI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 효율과 수율을 개선 중이다.
루나에너지는 SK㈜, SK이노베이션, SK E&S가 공동투자를 진행한 회사로, 주택 보유자가 청정에너지의 생산, 저장, 소비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주거용 ESS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양사의 사업 현황을 확인한 최 회장은 가우스랩스에 “AI 솔루션을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적용함에 있어 거대언어모델(LLM)도 접목하고, 향후 반도체를 넘어 다른 분야 공정에 확대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루나에너지에서는 “미국 시장 외에도 유럽, 아프리카 등 진출을 미리 염두에 두고, 특히 전력 공급이 열악한 지역을 위한 오프그리드 솔루션 제공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오프그리드는 외부에서 전기, 가스 등 에너지를 제공받지 않고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을 뜻한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지 이해 관계자의 존중과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는 ‘글로벌 스토리’ 전략에 따라 해외 시장 협업 및 사업을 확대 중”이라며 “최 회장이 미래 성장 사업 현황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미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한 후 유럽으로 이동해 글로벌 경영 행보를 지속한다. 독일, 네덜란드를 방문해 도이치텔레콤, ASML을 찾을 예정이다.
도이치텔레콤에서는 팀 회트게스 회장과 미팅을 갖고 글로벌 시장 협업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도 동행할 예정이다. 도이치텔레콤은 SK텔레콤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구성, 세계 45개국 약 12억명을 포괄하는 AI 개인비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이어 네덜란드로 이동해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동행,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 본사를 찾는다. 최 회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SK엔무브 유럽법인도 방문해 현지 구성원을 격려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일본 도쿄포럼 참석에 이어 미국 워싱턴 TPD, 이번 미국 새너제이 방문까지 글로벌 경제위기 타개와 현장 경영을 위한 행보를 쉴 틈 없이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스토리의 본격적인 재시동을 위해 주요 국가 네트워킹 확대, SK 해외 사업장 방문, 구성원 격려 활동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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