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금융기관 자금 조달을 위해 촉발된 은행권 간 고금리예금 경쟁이 저축은행과 같은 비은행권으로도 그 충격파가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수신경쟁이 심화될수록 금융기관의 수익안정성은 물론 자본 관련 지표도 악화될 여지가 높아 기관에 대한 면밀한 유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11일 ‘예금취급기관의 예금조달행태 변화 및 정책적 시사점’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예금취급기관 간 수신경쟁은 예금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금리 혜택을 제고시킬 수 있으나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예금금리는 수신 안정성 저하와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신금리 경쟁이 한창이던 작년 3분기 은행권 예금금리 스프레드는 83bp(0.01%=1bp)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 기조에 저축은행과 같은 비은행권 기관들까지 덩달아 예금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면서 비은행 예금금리 스프레드는 같은해 4분기 142bp로 크게 확대됐다. ‘예금금리 스프레드’란 개별 예금취급기관의 분기별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와 91일물 CD수익률의 차이를 측정한 결과다.
이에대해 유재원 한은 금융안정국 은행리스크팀 과장은 “기본적으로 수신경쟁을 통해 예금주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등 매우 좋은 경쟁 형태지만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높았던 금리 만큼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또한 예금취급기관의 수신경쟁과 재무안정성 간 관계를 패널모형로 분석한 결과 수신경쟁을 의미하는 예금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될질록 금융기관의 총자산수익률 변동성도 커져 수익 안정성이 하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예대금리차 수준이 낮은 예금취급기관 총자산수익률 뿐만 아니라 자본관련 지표 수준도 저하됐다.
유재원 한은 금융안정국 은행리스크팀 과장은 “은행들에 의해 수신경쟁이 촉발될 경우 그 파급영향이 예금 이외의 대체 자금조달수단이 부족한 비은행권에 빠르게 전이되는 점을 고려해 평상시 은행권의 예금만기, 재예치규모 등 유동성관리 상황을 한층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비은행권의 경우 위기시 중앙회가 개별 회원기관에 시의적절하게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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