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소상공인 이자비용 경감 노력 확대해야”
금융당국 “저금리로 혜택 확대안 내부 검토 중”
두 차례 개선에도 공급 저조…실효성 높아질까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금리 대출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당국의 저금리 대환대출(저금리로) 프로그램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두 차례 제도를 개편했지만, 시행 1년 넘게 공급실적이 10%대 초반에 그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3차 개편’을 검토 중이지만, 신청 기한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10일 금융당국 및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시행 중인 저금리로의 전체 공급 실적은 지난달 말 누적 기준 1조2668억 원이다. 제도 시행 1년이 넘었지만, 목표 공급액인 9조5000억 원의 13.3%에 불과하다. 9월 말 전월 대비 7.45% 증가했던 공급액은 10월 말 5.11%, 지난달 말에는 4.28%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가계신용대출의 공급 금액 증가 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8월 말부터 대환대출 대상에 추가된 가계신용대출의 공급 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124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 99억 원 대비 25억 원(25.3%) 증가했지만, 직전 달 증가 폭인 40억 원(67.8%)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실행률도 낮다. 지난달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의 신청 금액 대비 실행 금액의 비율은 87.9%로 집계됐다. 9월 말(75.6%), 10월 말(83.2%)보다는 높아졌지만, 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의 실제 대환 비율이 같은 기간 91%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낮다.
저금리로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 중 정상 경영을 하고 있는 차주의 금리 연 7% 이상 은행·비은행권 대출을 연 5.5% 이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정책 사업이다. 신용보증기금이 90%를 보증하고 나머지 10%를 대환취급기관인 은행이 보증한다.
출시 초기 공급 실적이 저조하자 금융위원회는 시행 후 다섯 달만에 제도를 개편했다. 3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기업이라면 코로나19 피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고 한도도 늘렸다. 8월에는 대환대출 대상을 기존 사업자대출에서 가계신용대출까지 확대했다.
이후에도 성적표가 좋지 않아 ‘실효성 부족’ 논란이 일자 정부, 국회 등은 저금리로 활성화를 주문했다. 앞서 10월 말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이자비용 경감을 위해 기존의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을 확대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당정에 보조를 맞췄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지원이 시급하다고 보는 취약계층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라며 은행권에 이들의 이자 부담을 직접 낮춰주는 상생금융안을 내놓을 것을 주문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금융위도 저금리 대환대출의 규모, 지원 폭을 넓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은행권 지원안과 같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3차 개편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받을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행 연 5.5%인 대환금리를 낮추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차 개편으로 이미 대환대출 대상과 지원 대상 등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가계신용대출 대환의 실행률을 높이는 방안도 담길 수 있다. 가계신용대출을 갈아타고자 할 경우, 은행의 사업 용도지출금액 확인·심사 과정이 까다로워 낮은 금리 대출로 바꾸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서 두 차례 제도개선으로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요구사항은 다 반영했다고 본다”면서도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지원 폭을 넓히는 등 혜택을 늘리는 쪽으로 제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금리 대출을 내준 2금융권에서는 자금이탈을 우려하고 대환 취급기관인 은행권에서는 부실차주 증가를 우려하는 만큼,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은 소상공인, 은행ㆍ비은행권과의 충분한 논의 이후에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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