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구축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고금리 기조 속 정책 금융 축소 등으로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자 매수자들이 신축보다 집값이 저렴한 구축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2023년 매매된 수도권 아파트를 연식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준공 10년 이하 구간에서는 거래 비중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10년 초과 아파트에서는 비중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21~30년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은 1분기 26.9%에서 4분기 33.0%로 가장 많이 늘었다. 반면 5년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4분기 17.1%로, 1분기 22.2% 대비 5.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신축에 비해 구축 아파트에 대한 주거 선호도가 낮음에도 구축 거래 비중이 커진 주원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있다. 주택 시장이 회복되면서 신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매수자들이 구축으로 선회하거나 매수를 보류한 것이다.
올해 거래된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167만원으로, 5년 이하 2989만원에 비하면 부담이 낮다. 아울러 고금리,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축소에 따라 높은 수준의 현금 보유력이 요구되는 부분 또한 신축 아파트의 매수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다만, 거래가격은 준공 30년 초과해 재건축이 가능한 구축 아파트가 가장 높았다. 해당 연식 아파트 거래가격은 3297만원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허가, 착공 등 주택 공급지표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어, 희소성이 커진 신축 아파트 소유자들은 오른 호가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라며 “반면 과거 ‘영끌’ 매수가 많았던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 구축 아파트에서는 이자 부담 증가로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 위축과 맞물린 집값 추가 하락 우려감으로 매수자들이 가격 협상이 용이한 매물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인 만큼 한동안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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