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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러시아 공장, 현지 소매 업체 DNS로 넘어간다…中 콘카 위탁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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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오소영 기자] LG전자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동을 중단한 러시아 공장의 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가전 유통사와 임대 협상을 벌이는 한편 위탁 생산 등 공장 활용 방법을 모색한다.

11일 코메르산트(Коммерсантъ)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LG전자는 DNS와 루자 공장 임대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루자 공장은 한국 전자 기업 최초의 러시아 생활가전 생산시설로 2006년 설립됐다. 부지만 15만평(약 49만㎡)에 달한는 크기다. 이는 당시 외국계 전자업체 생산기지 중 최대 규모다. LG전자는 이 공장에서 TV와 세탁기, 냉장고, 모니터 등을 만들었다. 2019년 말까지 루자 공장과 러시아 법인 운영에 4억9300만 달러(약 6400억원)를 누적 투자하며 러시아의 ‘국민 브랜드’로 거듭났다.

잘나가던 러시아 사업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위기를 맞았다. LG전자는 작년 3월부터 러시아행 물품 선적을 중단했다. 그해 8월 루자 공장 가동도 멈췄다. LG전자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232억5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러시아 사업에 고전하며 작년 10월에는 루자 공장을 폐쇄하고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제기됐었다.

LG전자는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철수 대신 임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가전업체들의 재가동을 요청하는 러시아 정부도 완전히 외면하기 어렵다.

DNS는 LG전자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중국 콘카의 제품을 조립한다. 위탁 생산하는 형태다.

코트라에 따르면 DNS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대표 전자제품 유통 체인이다. 러시아 전역에 3000개 이상의 판매점을  보유한 한편 전자제품 제조, 건설 자재 생산, 부동산 개발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콘카는 중국 내 상위 5대 TV 제조사다. 현재 연간 6만 대가 넘는 TV 생산능력을 갖췄다. 해외에서도 3개 공장을 운영하며 DNS와 월마트 등을 통해 110여 개국에 제품을 팔고 있다.

DNS는 LG 공장에서 내년 1분기 말 이전에 조립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조립은 수개월 안에 가능하지만 냉장고와 세탁기 조립에는 최소 1년이 소요된다는 추측도 있다. LG의 제품에 최적화되도록 생산라인이 설계돼 장비 교체에 시간이 걸려서다.

콘카는 DNS와 협력해 한국 가전 업체가 빠진 러시아 시장 공략에 매진한다. 시장조사기관 GfK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러시아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의 점유율은 40% 이상이었으나 올해 들어 10% 이하로 떨어졌다. 하이얼·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 비중은 25%에서 90% 이상으로 올렸다.

더구루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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