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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급등한 계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남 고흥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전북 전주 만경강에서 포획한 야생조류에서 AI가 확인된지 7일 만에 처음으로 가금농장에서도 발생했다.
AI가 닭 농장으로 번질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닭은 오리보다 AI에 취약해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해서다. AI는 통상 해외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철새가 국내로 유입되며 전파된다. 한해에 국내로 유입되는 철새는 150만~160여만마리로 추산된다. 철새들은 이달 중순쯤 최대치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 지난달까지 142건의 AI가 발생했던 만큼 국내에서도 확산세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농장에서는 AI 발생으로 인해 2020~2021년 2993만4000마리, 2021~2022년 730만7000마리, 2022~2023년 660만9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특히 AI가 확산할 경우 닭고기와 계란 등 가격이 급등할 경우 가뜩이나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요즘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2월 한달여 만에 전국 40개 농장에서 AI가 확진되며 닭고기와 달걀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AI가 발생하기 직전인 2021년 10월 닭고기 1kg 가격은 5100원대였으나 AI 발생 이후인 2022년 1월에는 5500원대로 뛰었다. 달걀 가격 역시 같은 기간 특란(30개) 한판에 6100원대를 유지하다 6400원대로 올랐다.
최근 달걀 가격은 전국 평균가가 7000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달걀 가격 인상은 농축산물 전체 물가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특히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의 경우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배가 넘게 뛰며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계란은 11월 공급 물량 증가로 산지와 도매가격은 하락했지만 소비자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 유통과정을 점검하고 유통업계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축산물의 경우 소, 돼지, 닭고기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이나 AI 발생이 변수”라고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철새의 지속적인 유입에 따라 전국 모든 지역을 발생 위험지역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위기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전국 철새도래지, 소하천 등에 소독차량 900여대를 투입했다. 또 방역당국은 전국 가금사육 농장 정밀검사 주기를 월 1회에서 2주마다 1회로 단축하고, 방역에 취약한 전국 430여개 오리농가에 대해서는 오는 11일까지 일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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