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증 개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는 가운데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돼 수의학계가 발병 원인 파악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곳곳에서 기침과 눈 충혈 등 사람의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개 호흡기 질환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까지 미국 오리건주에서만 200여 건의 사례가 확인됐으며, 콜로라도, 뉴햄프셔, 인디애나 등에서도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콜로라도주립대 수의과대학의 반려동물 연구센터 소장인 전염병 전문가 마이클 래핀 박사는 “콜로라도에서 올해 9∼11월 개 폐렴 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보험회사인 트루페니언도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보험금 청구 데이터상 여러 주에서 중증 호흡기 질환을 앓는 반려견 수치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응급의학 및 중환자 치료과장인 데버라 실버스타인 박사는 “개 인플루엔자, 보데텔라, 미코플라스마 등 여러 병원균에 동시 감염돼 중증 질환에 걸리는 개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삼중 유행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뉴햄프셔 대학교 과학자들은 뉴잉글랜드주에서 발생한 소수의 사례에 근거해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샘플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리건주립대, 콜로라도주립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연구원들은 개 호흡기 질환 발병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NBC는 보도했다.
많은 보호자가 아픈 개를 동물병원이나 전문 센터에 데려가거나 진단 검사 비용을 낼 여유가 없다는 것도 사태가 악화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트루페니언에 따르면 심각한 상태에 놓인 개 치료비는 최대 2만 달러(약 2600만 원)에 달한다.
수의학자들은 프렌치 불도그와 퍼그 등 얼굴과 코가 납작한 단두종이나 노령견, 기저 폐 질환을 앓는 개들의 감염 위험이 크다며 호흡 곤란 또는 식사 거부 등을 확인하면 개를 곧바로 수의사에게 데려가라고 권고했다.
또 증상이 확인된다면 최소 2주간은 공원, 미용 시설 등 개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접촉, 용품 공유 등을 하지 않기를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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