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 리뉴얼 ‘지평생막걸리’ 시음
MZ세대 겨냥 모던ㆍ세련 더해
청량한 탄산에 기분 좋은 달달함
겨울 술은 으스스한 바람과 함께 마셔야 한다니까!
2018년 개봉해 적지 않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남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는 주인공인 혜원(김태리)이 막걸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나눠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혜원은 춥다며 문을 닫으려는 재하(류준열)를 막으며 “겨울 술은 바람과 함께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이 영화를 꽤 재밌게 봐서인지 이후 막걸리는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욱 찾는 술이 됐다.
겨울에 더 잘 어울리는 막걸리의 참맛을 즐기기 위해 추위가 절정에 달했던 30일 저녁 지평주조가 8년 만에 리뉴얼한 ‘지평생막걸리’ 병뚜껑을 땄다.
기존 지평생막걸리가 다소 투박한 외관이었다면 리뉴얼한 제품은 디자인부터 모던하고 세련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감을 가지고 막걸리 잔에 가득 따르니 뽀얀 술이 쏟아졌다. 탄산음료를 따른 것처럼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왔다.
지평생막걸리는 100% 국산 쌀을 이용해 만든 ‘지평 누룩’을 사용해 만든다. 100년간 이어온 양조장의 철학에 최신의 과학 기술을 접목해 새단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막걸리 업계 이슈로 떠올랐던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은 빼 건강함도 더했다.
한 모금 맛을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탄산이 강했다. 대학생 시절 마셨던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는 ‘막사’와 비슷한 느낌도 났다. 기분 좋은 정도의 달달한 맛과 은은한 신맛도 올라왔는데 두 맛 모두 과하지는 않았다. 다른 막걸리들과 비교해 탄산이 강했지만 무겁지 않고 청량해 마시기는 쉬웠다. 이전 버전의 지평 막걸리가 진한 어른의 맛이었다면 리뉴얼한 제품은 젊은 세대까지 좋아할 맛이었다.
도수는 이전과 같은 5도로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올 겨울 집에서 소소하게 연말 파티를 할 계획이라면 지평생막걸리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으로 보인다. 맥주나 와인보다 달콤하면서 청량한 맛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평생막걸리를 마셔보니 ‘아재 술’이라는 그동안의 편견과는 다르게 친구나 가족, 연인과 오붓하게 즐기기 좋은 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이 시골 집에서 친구들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최고의 안주는 알싸한 추위와 같이 나눠 마실 사람”이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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