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국내외 제약사들이 폐렴구균 백신을 개량하고 관련 생산 시설을 증축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세계적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GBP410’을 생산하기 위해 최근 백신 공장 ‘안동 L하우스’의 증축을 의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이 후보물질의 영유아 대상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며, 2027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다국가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임상 후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안동 L하우스에서 이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폐렴구균은 폐렴, 수막염 등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세균이다. 건강한 성인도 폐렴구균성 질환에 걸리지만, 65세 이상 노인과 만 2세 미만 소아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다. 지난 2021년 기준 폐렴은 국내 사망 원인 3위다.
‘혈청형’이라고도 불리는 폐렴구균 항원의 종류는 90여개 정도인데, 연령·지역마다 유행하는 혈청형이 다르다.
폐렴구균 백신은 이 가운데 질병을 주로 일으키는 약 23가지 혈청형에 대해 만들어진다. 몇 가지의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따라 백신에 ’10가’, ’23가’ 같은 표현이 붙는다.
그럼 많은 수의 혈청형을 예방할수록 좋은 백신이 아닌가 싶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새로운 혈청형을 추가할수록 기존 혈청형의 면역원성이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사들은 연구를 통해 혈청형을 늘려도 면역원성이 유지됐다는 점을 강조하곤 한다.
백신의 종류는 폐렴구균 세포벽의 성분인 다당을 항원으로 이용하는 피막다당류백신(PPSV)과 피막다당류에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결합해 만든 단백접합백신(PCV)으로 나뉜다.
PPSV는 면역계가 덜 성숙한 2세 미만 소아에서는 면역 반응을 잘 일으키지 못해 주로 성인에게 사용되며, 소아는 PCV를 접종한다.
국내에서는 23가 PPSV인 MSD의 ‘프로디악스-23’과 10가 PCV인 GSK의 ‘신플로릭스’, 13가 PCV인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돼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GBP410은 PCV이다. 회사는 GBP410이 상용화된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보다 많은 21가지의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예방 효과가 더 넓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10월 국내에서 13년 만에 허가받은 폐렴구균 백신인 MSD의 ‘박스뉴반스’는 15가 PCV이다.
MSD의 한국 지사인 한국MSD는 박스뉴반스에 대해 기존 폐렴구균 예방 백신의 13개 혈청형에 ’22F’와 ’33F’의 두 개 혈청형을 추가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MSD는 성인 대상 21가 PCV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소아 대상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화이자는 20가 PCV인 ‘프리베나20’을 개발해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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