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5일 올해 마지막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소위원회를 앞둔 가운데, 국회의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 논의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철산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해당 개정안은 철도시설 유지보수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만 위탁하기로 한 제38조 조항을 삭제하는 게 골자다. 앞서 열차 탈선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하자 코레일의 독점적 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타 기관에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레일은 2004년부터 약 20년간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해왔다. 당시 철도시설은 국가가 소유하고, 철도운영은 국가 이외의 운영사에서 운영토록 하는 철도산업 구조개혁이 단행됐다. 다만 철도는 선로·신호·차량·역 등이 연계된 네트워크 산업이라는 점에서 안전과 효율성을 고려해 철도운영자가 시행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불안정한 철도 관리 체계가 지속되다 보니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실제 작년 11월 6일 저녁에는 용산발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 진입 중 궤도를 탈선해 열차 승객 275명 중 80명이 다쳤다. 레일 분기기에서 길을 바꿔주는 텅레일이 부러진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당시 코레일은 사고 6개월 전부터 해당 텅레일의 표면 결함이 여러 번 발견됐음에도 교체나 정비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사고 직후 국회에선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국토교통부는 철도관제, 시설유지보수업무 등 코레일에 위탁한 업무에 대한 최적의 이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다만 해당 철산법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당장 선로 유지보수 업무를 철도공단에 이관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약 20년간 지금과 같은 체제가 유지됐고, 철도노조의 반발이 불가피해서다.
실제 철도노조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 이관은 민영화를 위한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철산법 개정안 폐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철도노조 반발에 국회는 지난 21일 심의 예정이었던 철산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국회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1일 국토 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국회는 이해당사자인 철도노조,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간 조정이 되지 않고 있다며, 기관 간 합의를 해야 개정안을 상정해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철도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철도사고로 많은 국민이 다치고 열차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개정안 통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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