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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76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낮춘다. 물가 불안, 국제유가 변동성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물가 안정 차원에서는 설탕, 닭고기 등 먹거리 품목 11개가 포함됐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탄력관세 운용계획’을 22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탄력관세는 할당관세, 조정관세 등 필요에 따라 특정 품목의 관세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내년도 탄력관세 운용계획은 지난달 관세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기재부는 입법예고 후 국무회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운용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우선 내년 76개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할당 관세는 특정 수입품의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조정하는 제도로 소매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정부 계획대로 76개 품목에 할당관세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줄어드는 관세액은 8000억~9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야별로 보면 석영유리기판(반도체), 리튬니켈코발트망간산화물(LNCM·이차전지) 등 신성장 산업의 원료로 쓰이는 19개 품목에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알루미늄 합금(자동차), 니켈괴(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의 원료 18개와 취약산업 관련 품목 21개도 할당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물가·수급 안정을 위해 내년부터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18개다. 구체적으로 관세율이 30%인 설탕에 내년 상반기까지 무관세가 적용된다. 기재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설탕 관세율을 5%로 소폭 조정할 방침이다. 설탕값 폭등으로 빵, 과자 등 관련 제품 가격이 순차적으로 오르는 ‘슈가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재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원당 관세율을 기존 3%에서 0%로 인하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닭고기는 내년 1분기까지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수입 닭고기의 경우 기존 관세율이 20~30%로 지난해 7월부터 무관세가 적용됐다. 기재부는 관세율이 8~30%인 계란가공품도 내년 상반기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가공용 옥수수, 대두, 해바라기씨유, 커피 등에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기재부는 에너지 가격 및 수급 안정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액화천연가스(LNG) 관세율도 기존 3%에서 0%로 낮춘다. 부탄, 프로판 등 액화석유가스(LPG)도 수입품 전량에 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무관세가 적용된다. 나프타·LPG 제조용 원료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 불안이 불거진 네온·크립톤·크세논 등 반도체용 희귀가스도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LNG, LPG 등 유류 관련 품목은 내년 상반기 중 지원 규모만 우선 결정했다”며 “하반기 지원 연장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품목의 관세를 높이는 조정관세는 고추장, 활돔 등 13개 품목에 적용된다. 시장접근물량(TRQ) 증량 대상은 참깨, 대두, 팥·녹두 등 13개 품목이다. 농림축산물 특별긴급관세는 벼, 찹쌀, 홍삼 등 올해와 동일한 40개 품목에 적용된다. 단 미곡류 특별긴급관세 물량은 기존 46만 4422톤에서 65만 4995톤으로 상향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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