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스 전 최고과학자문관 코로나 조사위에서 공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과학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코로나19 조사위원회에 이날 공개된 패트릭 발란스 전 최고과학자문관의 증언 및 일기에는 당시 재임한 존슨 전 총리가 어떻게 코로나 사태를 대처했는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발란스 전 자문관은 “자신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존슨 전 총리가 과학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존슨 전 총리가 여러 차례 마음을 바꿨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존슨 전 총리는 아무래도 15세에 과학을 포기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는 우선적으로 과학이 자신의 특기가 아니고 저희가 반복적으로 설명한 개념을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것을 가장 먼저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재임 당시 쓴 일기에는 “존슨이 그래프와 데이터와 자주 당황한다”, “그가 통계에 머리를 싸매는 모습을 보는 것은 끔찍하다”고 적시했다.
발란스 전 자문관은 코로나 유행 기간 최고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위티와 정기적으로 다우닝 총리 관저에서 코로나 일일 언론 브리핑에 보리스 전 총리와 배석했다. 올해 초에는 영국 정부의 최고 과학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그는 “존슨 총리의 과학에 대한 고군분투가 독특한 것이 아니며 많은 지도자들이 특히 2020년 초 코로나 대유행의 첫 단계에서 과학적 증거와 조언을 이해하는 데 문제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코로나19로 23만2000명 이상이 사망해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기록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 봉쇄 기간에 다우닝가 자택에서 파티를 개최하고 성 비위 인사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9월 총리직에서 불명예 사임했다. 존슨 전 총리에 대한 조사는 올해 크리스마스 전에 다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당시 존슨의 재무장관이었던 리시 수낙 현 총리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며, 영국의 봉쇄 조치가 경제에 미친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낙 총리가 청문회에 출석할 경우, 2020년 8월 첫 번째 봉쇄령이 완화되고 후속 봉쇄령이 시행되기 전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다시 식당으로 유도하기 위해 추진한 ‘외식 지원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발란스 전 자문관은 과학자들은 외식 지원 프로그램이 발표될 때까지 이 프로그램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필연적으로 전염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우 분명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외식 지원 프로그램 도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확진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두 번째 국가 봉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2020년 10월 말 존슨 전 총리는 봉쇄를 발표했다.
발란스 전 자문관은 봉쇄 조치 전에 쓴 일기를 보여줬는데 “도미닉 커밍스 총리실 최고 보좌관이 리시 수낵 재무부 장관(현재는 총리)의 의견을 전하면서 ‘사람들을 죽게 내버려 둬도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맥스 블레인 총리 대변인은 일기 내용에 대해 질문을 받고 “조사 증거를 확인하면 수낵 총리가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며 “국민들은 결론을 내리기 전에 조사의 모든 증거를 듣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6월 시작된 코로나 조사위원회 공개 청문회는 정부가 직접 설립하고 지원하는 독립 위원회로, 2021년 5월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의견에 따라 만들어졌다. 의장은 은퇴한 판사 바로네스 할렛이 맡고 있다. 누구도 유죄나 무죄로 판명되진 않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향후 정책 결정에서 권고사항이 되거나 출간될 수 있다. 중간 결과는 발표되나 완료하는 데는 3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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