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제성장률 둔화로 내년 수주 줄어들 전망
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기술력 더욱 중요해져
국내3사, 저탄소·무탄소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 속도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에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선박 수주가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면, 내년에는 세계적인 친환경 규제에 발맞추기 위한 기술 개발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선박 발주 실적은 5537만CGT, 지난해에는 4873만CGT였다. 올해의 경우 10월까지 3369만CGT로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좀 더 줄어들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선박 발주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 장기화,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돼 해운사들이 이전만큼의 선박 주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미 3년 간의 발주가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발주를 쉬어가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조선 3사는 내년 시장이 올해보다 조용하더라도 이미 3년 치 물량을 확보된 상황이라 신규 수주에 조급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3사는 올 3분기 모두 흑자 달성에 성공했는데, 이는 2021년 수주 후 건조한 친환경 선박들의 대금이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당분간은 급격한 수익 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 3분기 매출 5조112억 원, 영업이익 6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매출 2조255억 원, 영업이익 758억 원을 기록했으며, 한화오션은 매출 1조9169억 원, 영업이익 741억 원을 기록해 12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전반적인 실적 개선과 발주 물량 축소로 인한 수주 경쟁이 주춤한 상황을 활용해 국내 조선사는
내년부터 친환경 기술 개발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에서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기존 50%에서 100% 감축하는 강화된 환경규제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IMO의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는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 감축해야 하며, 2040년까지는 70% 감축해야 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경우 사용 기간이 20~30년 정도인 만큼 선주사들 입장에서는 2024년 이후 선박 주문 시 2030년의 감축 기준은 물론 2040년 감축 기준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30년, 2040년 탄소 배출 저감에 이어 2050년 이후에는 선박 무탄소화를 해야 하는 만큼, 선주사들 입장에서는 조선사들의 친환경 기술력을 더욱더 중요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3사는 이미 미래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NG 외에도 암모니아, 수소, 메탄올 등 저탄소나 무탄소 연료 추진 시스템 관련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일 대형선박용 저탄소 전기추진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올 4월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컨테이너 선박을 진수했고, HD현대중공업·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암모니아-FSRU(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를 개발해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기본 승인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은 대형 액화수소 저장 탱크 개발, 지난달부터는 HD현대중공업과의 협업 통해 친환경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시스템 개발 및 경쟁력 강화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 6월 암모니아 실증설비에 대한 제조 승인을 받고 거제조선소에 관련 설비 착공을 시작하는 등 친환경 제품 연구 및 설비 설치에 나서고 있다.
또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FLNG는 해저 지각에 있는 천연가스를 시추하고, 그 자리에서 액화하여 저장한 뒤 해상 운송까지 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IMO 규제에 발맞춰 무탄소 선박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9월에는 친환경 선박·에너지 관련 전시회인 ‘가스텍2023’에서 무탄소 대형 LNG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관련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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