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하와이·델라웨어 등 임금 인상 예정
임금인상률,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높아
“사업주, 구인난으로 임금인상 받아들이고 있어”
내년 미국 많은 주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CNBC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내년 4월부터 50만 명에 달하는 패스트푸드점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20달러(약 2만6400원)로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패스트푸드점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16.21달러였다.
이에 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의 잭 하르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말 실적 발표에서 “캘리포니아의 최저임금 인상을 반영해 판매 식품 가격을 한 자릿수 중반보다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맥도날드의 크리스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CEO)도 “아직 정확한 금액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캘리포니아에서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역별 생활비 편차에 따라 최저임금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전미주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미국 30개 주와 워싱턴D.C.의 최저임금(시급)은 연방 최저임금 기준인 7.25달러(약 9570원)보다 높다.
많은 주에서 미국 연방법이 정한 최저임금보다 높은 시급을 적용하고 있지만, 임금 인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와이에서는 내년 1월 최저임금을 현재 12달러에서 16.7% 높아진 14달러로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하와이주는 2028년까지 최저임금을 18달러까지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네브래스카주도 10.5달러에서 14.3% 올린 12달러로 책정한다. 메릴랜드주는 직원 수가 15명 이상인 가업의 최저임금을 13.25달러에서 15달러로, 델라웨어주는 11.75달러에서 13.25달러로 각각 올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이후 임금 상승률은 둔화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는 높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가 12개월 동안 약 1000만 명의 임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근로자 임금은 1년 전보다 5.7%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비농업 부문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올랐다. 임금 상승률은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았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인 2∼3%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CNBC는 “임금이 상승하면서 중소기업의 우수 인재 유치 및 유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시간주 인력개발·교육기관 엘리트그룹의 레오 카 사장도 “임금 인상에 따라 중소기업의 수익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사업주가 구인난으로 인한 임금 인상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제 그들은 그저 ‘인력을 구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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