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1만명 아래로 ‘뚝’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활성화
회사도 비용 절감 효과에 주목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6000명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이하 코로나19) 직전까지만 해도 1만명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현실이다.
비대면 금융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이들을 찾는 소비자가 현저히 줄고, 카드사 역시 비용 절감의 이유로 모집인 감원에 나서면서 대면 영업의 위축 흐름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BC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총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6535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143명이 줄었다.
카드 모집인 수는 6년 만에 반토박이 날 정도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속도라면 내년에는 5000명대로 주저앉을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연도별 카드 모집인 수는 ▲2018년 말 1만2607명 ▲2019년 말 1만1382명 ▲2020년 말 9217명 ▲2022년 말 7678명이다.
카드 모집인들은 1999년 이후 정부의 카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카드사 간 고객유치 및 회원 서비스 경쟁 등으로 카드상품에 대한 이해와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되자 이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당시였던 2020년 모집인 수는 처음으로 9000명대로 내려앉으며 처음으로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카드사들은 모집인들의 감소가 시대적 흐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비대면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더이상 모집인을 만나 신용카드를 가입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대내외적 경제 리스크고 업황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모집인 수 감소는 곧 비용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굳이 모집인을 늘릴 만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카드모집인을 통한 카드 발급은 온라인과 비교해 비용이 더 든다. 카드를 한 장 발급하면 카드모집인들은 10만원대 발급·이용 수당을 받는다. 반면 이용자가 스스로 온라인을 통해 발급을 신청하면 카드사는 통상 1년치 연회비인 3만원만 지원하면 돼 모집 비용이 3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회원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면 영업 비중을 줄여가고 있지만 회원 수 역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개인회원 수는 7367만6000명으로 지난해 말(7136만2000명)보다 3.2%(231만4000명)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한 카드 발급에 익숙해지고 있고, 이를 더 선호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는 카드를 찾고, 올바르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집인의 역할을 제고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남아있는 모집인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그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여전히 모집이 의존도가 높은 카드사도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집인 감소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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