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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다음주 국내 증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안도감에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290~2410포인트를 제시했다. 반도체, 우주항공·방산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들에 주목할 때라는 조언도 나왔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10월 30일~11월 3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대비 2.85%(65.53포인트) 오른 2368.34에 장을 마쳤다. 10월 31일 2270선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1% 넘게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4.48%(33.56포인트) 상승해 782.05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건 기관이었다. 기관 홀로 8694억 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369억 원, 246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 홀로 2613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879억 원, 117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가 한층 커지면서 국내 지수가 상승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은 FOMC에서 지난 회의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 결정했다.
국내 수출 지표 회복도 주식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1일 발표된 국내 10월 수출은 5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하며 1년여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전환됐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올해 가장 낮은 감소 폭을 기록한 점이 긍정적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한 주간 삼성전자(005930)(3.42%)와 SK하이닉스(000660)(5.63%)가 크게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290~2410포인트로 제시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압력의 완화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예산안 이슈를 둘러싼 정치권 갈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있는 점이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압력이 줄어 주식시장의 하락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일정 부분 낙폭을 되돌린 후 수출,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 지표의 개선을 확인하면서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우주항공·방산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분야 혹은 자동차, 은행 등 양호한 수익성과 배당 메리트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미국 10월 컨퍼런스보드 고용동향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고용이 부진한 흐름이 나타난다면 미국 경기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음주 미 장기채 금리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4분기 국채발행계획에 따르면 전체 채권 발행액은 전 분기 대비 소폭 확대했지만 월가 채권 딜러들의 전망치보다는 적게 제시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장기채 입찰에 대해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시장 분위기는 그 동안 증시를 괴롭혀 왔던 미국채 10년물의 하향 안정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 주 7일부터 진행되는 입찰 수요 흥행 여부에 따라 금리 움직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언더슈팅(과도한 하락) 구간에 위치해 있어 작은 호재에도 언제든 반등 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채권금리 상승압력이 완화된다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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