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7.3자…전국 최장 단지명은 25자 등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 로얄카운티’.
최근 아파트 단지명이 길어지면서 업계는 물론, 관할당국과 실수요자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와 위치, 특징을 모두 담으려면 단지명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과 필요 없는 수식어는 제외하는 것이 맞다는 견해가 맞선다.
총 25자로 구성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빛가람 대방엘리움 로얄카운티는 올해 기준 전국에서 가장 단지명이 긴 단지다. 전남 나주시에 대방산업개발이 2018년 건설한 곳으로, 단지명에는 위치와 별칭 격인 펫네임 ‘로얄카운티’로 구성된다.
단지명 길이를 놓고 매번 언급되는 단지지만, 단지명을 해석하면 억울한 부분도 많다. 우선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와 ‘빛가람’은 각각 단지가 들어서는 신도시 이름과 해당 동(빛가람동)을 의미한다. 전체 25자 중 13자가 주소인 셈이다. 여기에 대방엘리움은 브랜드, 로얄카운티는 별칭으로 단지명이 구성됐다.
수도권에서 단지명이 긴 단지로 꼽히는 경기 화성시 ‘동탄시범 다은마을 월드메르디앙 반도 유보라’ 역시 19자 중 주소가 절반(8글자), 브랜드(11자)로 구성된다.
서울 아파트 단지명도 신축 단지를 위주로 길어지는 추세다. 28일 서울시 자료 분석 결과, 서울에는 총 2398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단지 글자 수는 7.3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아파트 단지명 등록 기준으로 단지명 글자 수 상위 단지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강서구 마곡동·13자),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동대문구 전농동·15자), ‘길음뉴타운11단지 롯데캐슬 골든힐스’(성북구 길음동·17자),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중랑구 망우동·14자), ‘미아뉴타운 두산위브 트레지움’(강북구 미아동·13자) 등이다.
이렇듯 아파트 단지명이 길어지는 것은 단지에 지역부터 건설사 브랜드, 펫네임까지 모두 담아 결정하는 흐름 때문이다. 2000년 이전에는 단순히 ‘지역과 건설사’ 등으로 이름을 지었다면, 건설사 자체 브랜드(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등) 보급과 펫네임, 신도시와 뉴타운 명시 등이 더해진 것이다.
특히 펫네임은 아파트 특징을 담아 단지명에 포함되면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이 때문에 단지명도 함께 길어진다. 단지 특징에 따라 숲이나 공원 근처는 ‘파크·포레’, 학군이 강점인 곳은 ‘에듀’, 교통이 편리하거나 중심지면 ‘센트럴’ 등을 붙이는 식이다.
여기에 재건축 단지는 단지 가치 상승을 위해 영어로 모자라 프랑스어나 라틴어 단어를 인용해 단지명을 짓는다. 이 밖에 대규모 단지 조성이 늘면서 두 개 이상 건설사가 참여하는 곳은 브랜드명을 동시에 쓰면서 단지명이 길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실제로 리얼캐스트가 부동산R114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아파트는 평균 4.2자로 단지명을 구성했지만, 최근에는 평균 9자 이상으로 집계됐다.
단지명이 복잡하고 길어지자 서울시는 단지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다만 민간에선 단지명 제한을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단지명에 따라 집값 격차가 발생하는 만큼 차별성이 없는 짧은 단지명을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이후 두 차례 토론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해당 토론회에선 펫네임 제한 등 단지명 직접 제한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단지 소재지와 다른 인근 지역의 지역명을 인용하는 것은 제한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아파트 출입구(문주) 디자인부터 뒤처지지 않으려고 경쟁하는 시대다. 집값이나 단지 평판 등을 고려하면 단지 이름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며 “단지명을 직접 규제해선 안 될 일이지만, 소재지에 따른 지역명 기재 등은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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