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뜨거운 공사 현장. 작업을 마저 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간다. 높이도 올라왔다. 1.5m…한 30층 됐을까. 어라, 내 안전장비가 어디갔지? 으아아악.
25일 대전에서는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대전 중구 부사동에 위치한 ‘SKT 패밀리 T 세이프 센터(SKT 안전체험교육관)’ 3층에서 가상현실(VR)로 안전벨트 추락 체험을 이용한 체험자들의 비명이다.
SK텔레콤은 현장 작업 근로자들의 안전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곳에 VR 기술 등을 도입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들을 구현해냈다. 협력사 포함 총 2만5000여명에 달하는 SKT 패밀리의 안전 의식을 높여 현장 사고를 방지하고,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날 기자가 직접 SKT 안전체험교육관을 둘러보고 체험해 본 결과, SKT가 가장 신경 쓴 부분 역시 ‘체험’인 듯 했다. 교육관 내부는 VR 기기와 AR(증강현실) 센서, 4D 시뮬레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이뤄진 실감형 체험공간이 주를 이뤘다.
체험자들의 호평을 받는 공간이 있다. ‘가상 안전’ 존이다. 물론 이곳에서도 죽는(?) 체험이 이어진다. 물론 VR 환경에서다. 고소작업대, 옥탑 등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작업 환경을 VR 기기인 ‘VR 코쿤(VR COCOON)’을 통해 4D로 체험하는 형식이다. 총 2개 기기가 구비돼 있고, 3가지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어떤 작업을 하든 세 번씩은 꼭 죽게끔 프로그래밍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업 과정에서 작은 안전 실수가 있더라도 바로 사망으로 이어지는 생생한 체험을 통해 현장 근무자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날 실제로 VR 기기 이용을 지켜본 결과 생생함이 전달됐다. 작업자가 사고를 당할 때는 기기도 흔들리거나 기울어졌다. 감전 상황을 구현하기 위해 손바닥의 약간의 전류도 흘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한 두가지 센서만 갖추고 있는 타 기기에 비해 VR 코쿤은 열, 감전, 협착, 에어, 낙하 센서 등 5가지를 갖췄다”며 “생각보다 무섭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같다는 등 체험자들의 호평을 받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안전체험교육관에서는 △완강기를 통해 직접 건물 밖으로 탈출하는 시연 △화재 상황에서의 대피체험 △경보설비체험 △밀폐공간체험 △중량물운반체험 △고소작업대 안전 체험 등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이한우 SKT 인프라 안전보건팀장은 “이동통신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교육관이 늦게 개소했지만 사업장 단일 최대 규모로 공간을 구성했다”면서 “SKT는 지상·지하·해저 등 연간 100만 건에 달하는 작업들을 진행하는데, 다양한 작업 현장에서 통신에 특화된 체험 장치를 마련해 체험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SKT 안전체험교육관은 동시에 3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1일 2회 교육 기준 연간 8000명이 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료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한우 팀장은 “개관 후 일주일 동안 400명 가량이 교육을 수료했는데, 교육 이후 이뤄진 설문조사에서는 만족도가 98~99%로 나타났다”면서 “실감형 콘텐츠 체험 후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평이 많다. 교육 이수시 정부 의무교육시간에도 포함돼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SKT는 SKT와 관계사·협력사의 공사·용역 업무 수행자는 반드시 2년 1회 안전체험교육을 받는 교육 이수 의무화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작업자들의 중간 위치인 대전을 시작으로 추후 지점을 계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추후 학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일상 속 안전생활을 위한 체험 교육 진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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