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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한다. 한국이 체결하는 24번째 FTA이자 아랍권 국가와 맺는 첫 번째 FTA다. 내년 이후 정식 발효되면 UAE에서 수입하는 원유에 대한 관세가 사라진다. 한국산 자동차 수출도 무관세로 이뤄져 일본·중국 등 경쟁국 제조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CEP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CEPA는 관세 인하를 통한 상품과 서비스 등 시장 접근 확대에 더해 다양한 분야에서 포괄적 교류및 협력 강화와 확대 방안을 담은 FTA다.
중동 지역 핵심 우방국인 UAE와 우리나라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195억 달러(24조 4200억 원)로 16위에 해당한다. 양국 간 상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 누계 기준 약 71억 달러에 달한다. 한·UAE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8%,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한다. UAE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자동차 부품, 가전, 무기류, 쇠고기·닭고기·과일·라면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등의 관세를 철폐한다. 특히 최근 급성장 중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개방됨으로써 UAE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UAE에서 수입하는 최대 품목인 원유는 3%의 관세를 매년 0.3%씩 10년간 인하한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UAE에서 들여온 원유는 92억 달러어치로 전체 원유 도입량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의 뒤를 잇는 세 번째 수입처인 셈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의 경우 관세를 상호 5년간 50%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우리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력 제고는 물론 국내 생산 나프타의 UAE 수출길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UAE는 CEPA 최초로 온라인 게임 시장을 열기로 했다. 중동 지역에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과 게임 분야 지출액이 가장 높은 UAE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뿐만 아니라 이를 거점 삼아 중동 전역으로 확산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안 본부장은 “이번 협정은 양국 교역을 증가시키고 다변화하면서 경제 관계를 강화하고 증진하기 위한 촉매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인 양국 관계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 선언 이후 법률 검토 및 협정문 국문 번역 등 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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