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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국가와 첫 FTA…UAE와 CEPA 최종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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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약품·화장품에 소고기·라면·김 등 농축수산물 중동 진출
한국 92.8%·UAE 91.2% 10년 내 관세 철폐
자동차·전기차·전자제품 선점효과…농수산물 시장 개척 전환점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월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확대회담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랍권 국가와의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됐다. 자동차와 의약품 등 공산품에 소고기, 라면 등 농축수산물까지 중동 진출 기반이 마련돼 신중동붐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Thani bin Ahmed Al Zeyoudi)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은 14일 서울에서 ‘한・UAE 통상장관회담’을 열고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CEPA는 FTA와 유사하며 상품・서비스 등 분야 시장접근 확대에 더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포괄적 교류 및 협력 강화와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포함한다. 이번 ‘한-UAE CEPA’는 협상 타결 기준 우리나라가 체결한 24번째 FTA다.

앞서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의 결과로 ‘신 중동붐’이 조성되면서 양국 통상당국 간 한-UAE CEPA의 조속한 체결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하반기 집중적으로 협상을 진행,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게 됐다.

양국은 이번 협상 타결이 양국 간 교역·투자의 확대와 안정적이며 호혜적인 공급망 구축의 계기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한-UAE CEPA 경제협력 챕터에 부속서로 포함된 에너지·자원, 바이오, 첨단산업 등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인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활용돼야 하는 데 공감했다.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중동 지역 핵심 우방국인 UAE와 우리나라의 교역규모는 2022년 약 19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교역 규모 순위로 16번째다. 양국 간 상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해 누계 기준 약 71억 달러다.

UAE는 발달된 인프라와 안정적인 거시경제를 바탕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권역의 허브로서 주요한 글로벌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약 178개의 우리 기업이 UAE에 진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UAE CEPA는 우리 기업의 UAE 진출에 있어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 UAE뿐만 아니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UAE CEPA를 통해 양국은 높은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상품 시장의 경우 전체 품목 중 우리나라는 92.8%, UAE는 91.2%에 적용되는 관세를 협정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자동차부품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전기·전자 제품 △원동기 및 밸브 △합성수지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개방으로 UAE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의료기기·화장품 등 수출 유망품목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라면·인삼 등 농축산식품 및 조미김·멸치·전복·고등어 등 수산 식품에 대해서도 관세가 철폐돼 중동 지역으로의 농수산물 시장 개척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

UAE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원유의 경우, 기존 3%에 달하던 우리 측 수입 관세가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이에 따라 우리 정유산업의 원가경쟁력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원유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추야자 등 국내 생산이 없는 농산품목을 개방,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의 경우, 관세를 상호 5년간 50% 감축하기로 합의해 석유화학업계 전반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한편, 국내 생산 나프타의 UAE 수출길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시장의 경우 온라인 게임, 의료서비스, 시청각, 건설 분야 등 우리 최우선 관심 분야를 UAE가 체결한 CEPA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UAE는 중동 지역에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과 게임 분야 지출액이 가장 높은 국가”라며 “UAE가 CEPA 최초로 온라인 게임 서비스 시장을 개방해 우리 게임의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영화‧음악 등 시청각 서비스 분야도 개방,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K콘텐츠의 소비 확산을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신태현 기자 holjjak@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 UAE 경제부 장관이 7월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UAE 경제공동위원회’ 본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료 서비스 개방으로 의원급·병원급 의료기관들의 현지 개원 및 원격 진료가 가능해지고, 산후조리·물리치료 서비스 개방으로 한국 의료시스템 수출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발판도 마련했다.

아울러 UAE는 자국 연방정부 디지털 조달 시스템을 활용하는 27개 연방기관을 모두 개방했고, 향후 동 시스템을 활용하는 연방기관이 확대되는 경우 자동적으로 한-UAE CEPA가 적용되도록 합의했다.

원산지는 우리 주요 수출품인 공산품과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대부분 해외산 재료나 부품을 활용해 제조되는 점을 고려해 인정 기준을 완화했다. 다만, 육류나 낙농품 등 농축수산물은 국내 관련 업계의 민감성을 반영해 역내산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원산지로 인정되도록 엄격한 기준을 설정했다.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하에서의 저작권 보호, 영화나 음악 등 한류 콘텐츠 보호를 위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을 강화하는 등 지식재산권 전반에 대한 보호 수단도 확보했다.

산업부는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가속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경제협력 조항은 물론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등 5대 핵심 협력 분야별 부속서를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UAE가 지금까지 체결한 CEPA로서는 최초로 에너지·자원 협력 부속서를 채택해 에너지 부문 상·중·하류,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등 협력을 규정했으며, 또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화학, 바이오 에너지, 바이오 자원 등 바이오 경제 협력에 관한 별도 부속서도 FTA 최초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법률 검토 및 협정문 국문 번역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이후 경제적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 가급적 이른 시기에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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