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들어 한국은행에서 끌어 쓴 돈이 113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급한 이자만 약 1500억원에 달했다.
9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달 말까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 간 누적 금액은 총 11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까지 누적액 만으로도 해당 통계가 전산화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대출이 늘면서 정부가 올해 들어 한은에 지급한 이자는 1497억원에 이른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일시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한은의 올해 대정부 일시 대출금 한도는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 등 최대 50조원이다.
정부는 이같은 한도 내에서 돈을 빌리고 갚기를 반복해왔다. 올해 대정부 일시대출금 평균잔액은 5조814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9월 말 현재 정부의 한은에 대한 일시대출 잔액은 0원으로, 113조6000억원을 빌렸다가 일단 모두 상환한 상태다.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물가 관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 때문에 일시대출의 부대조건으로 ‘정부는 일시적 부족 자금을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한은으로부터 차입하기에 앞서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해 조달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정부는 한은으로부터 일시 차입이 기조적인 부족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정부는 차입을 하고자 하는 경우 차입시기, 규모, 기간 등에 관해 한은과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등 조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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