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통행중 활동 긍정적”…”월 시간당 5천∼9천원 가치” 승용차>지하철>버스
‘시간쓸모’는 지하철 최고…동영상·음악·뉴스·SNS로 소비…”정책노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은 출퇴근·등하교 등 통행시간에 동영상 시청 등 오락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행 중 활동에 긍정적이라고 생각한 시민이 과반이었고 이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월 시간당 약 5천∼9천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9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서울시민 통행시간 사용 리포트-‘통행 중 활동’의 금전적 가치 추정’ 보고서에서 서울시민의 통행 중 활동 유형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분석을 도출했다.
우선 혼잡시간 대 출퇴근·등하교하는 서울시민 550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설문조사에서 82.3%는 통행 중 오락활동을 한다고 답했다. 오락활동의 세부 유형으로는 동영상 시청, 음악 듣기, 뉴스 검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메시지 보내기, 게임, 독서, 기타(인터넷 쇼핑 등)가 있었다.
주식·금융, 강의·공부·과제, 업무·메일·일정 확인, 교통·지도·내비게이션, 앱테크(포인트 적립), 기타(중고거래) 등 생산적인 활동은 12.8%였다.
통행 중 활동으로 인해 통근(등하교) 시간이 쓸모 있다고 답한 비율은 58.2%로, 쓸모없다고 답한 10.4%의 5.6배에 달했다.
쓸모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지하철 이용자 비율이 63.0%로 가장 높았고 버스 57.2%, 승용차(운전) 55.7%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통행 중 활동의 금전적인 가치를 묻는 2차 설문조사를 해보니 월 시간당 승용차 9천278원, 지하철 7천963원, 버스 5천475원이었다.
예컨대 지하철로 하루 왕복 2시간 출퇴근하는 서울시민은 한 달간 통행 중 활동하는 것에 1만5천926원의 가치를 부여한 셈이다.
보고서는 “승용차는 통행 중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이어도 쾌적하게 수행할 수 있어서 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하철은 (흔들리는) 버스보다는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서 통행 중 활동 가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추정했다.
동일한 교통수단에서 오락과 생산활동의 가치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오락활동의 가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오락활동 중에서는 동영상 보기와 음악 듣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매겼다.
대중교통 혼잡도별 통행 중 활동의 금전적 가치를 분석해보면 서울시민은 혼잡하지 않은 버스보다 혼잡한 버스에서의 통행 중 활동에 상대적으로 높은 지불 의사를 가졌다. 반대로 지하철 내 통행 중 활동에는 혼잡하지 않을 때 더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지하철은 혼잡하지 않을 때 집중적으로 활동을 수행할 수 있지만, 혼잡한 버스는 앉아서 간다고 하더라도 활동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거나 제대로 휴식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혼잡한 버스에서 통행할 때는 무언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며 그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며 “버스 안에서 통행 중 활동하기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상당히 괴롭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하철은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우위를 살려 와이파이를 개선하거나 내부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다양한 정책을 찾아야 하고, 버스는 통행 중 활동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내부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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