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LG엔솔·포스코퓨처엠 주가 하락세
공매도 거래·잔고 여전히 높아…불확실성 커
성장 모멘텀 약화…주가에 부담 작용 전망도
최근 2차전지주들의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요인 중 하나로 공매도가 지목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을 구가해 왔지만 그에 따른 피로도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등 공매도가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터라 추석 명절 이후 4분기 공매도와 주가 향배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2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직전 40거래일 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이 가장 많은 종목은 에코프로로 616억8800만원에 달했다. 전체 거래 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6.16%에 이르렀다. 에코프로비엠이 551억400만원(공매도 비중 36.68%)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코스피 대표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350억8700만원·공매도 비중 32.93%)와 포스코퓨처엠(266억3500만원·공매도 비중 30.85%)를 차지했고 엘앤에프(186억원·공매도 비중 20.91%)가 그 뒤를 이었다.
공매도 잔고 금액과 비중도 여전히 높은 상태다. 가장 최근 수치인 지난 25일 기준 공매도 잔고금액은 에코프로가 1조747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엔솔(1조5042억8900만원)·포스코홀딩스(1조1046억원)·에코프로비엠(9825억원)·포스코퓨처엠(7486억원)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도 에코프로와 엘앤에프(공매도 잔고 4587억원)가 각각 7.46%와 7.21%로 전체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였다. 이들보다 비중이 높은 곳은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휴마시스(8.10%·공매도 잔고 221억원/시가총액 2730억원) 밖에 없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다시 주식을 사서 주식을 빌린 곳에 갚는 투자 방식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거래가 증가하면 그만큼 불확실성도 증대될 수 밖에 없다.
공매도 증가와 함께 최근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58포인트(1.04%) 하락한 5746.51로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31일 종가가 7000선 육박(6999.16)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100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이제는 5700선까지 내려온 것이다. 2차전지주들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7월 말 8500선(25일 기준 8523.18)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28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개별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세다. 지난 7월 말 150만원을 넘었던 에코프로(27일 종가 90만1000원)는 40% 넘게 하락한 상태로 60만원선에 육박했던 에코프로비엠(25만3000원)도 반 토막 이상이 났다. LG에너지솔루션(59만7000→47만6500원)과 포스코퓨처엠(59만8000→35만9500원)도 최근 2개월간 급락하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2차전지주들의 약세는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2차전지의 주요 원료가 되는 광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전기차 수요 증가 폭도 둔화하고 있는 것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지만 공매도 증가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지난 7월에 공매도가 2차전지주에 집중됐을 당시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맞서며 공매도와의 전쟁이 펼쳐졌지만 그동안 피로도가 축적된 상황 속에서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그때와는 분위기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고금리 지속과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로 인한 투자 수요 위축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추석 명절 연휴 이후 시작되는 4분기 증시에서 2차전지주들의 주가 전개 방향성과 함께 공매도 증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2차전지주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점은 향후 주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7월까지 2차전지 업종 주가가 급등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 이후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받아 강력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2차전지의 성장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 만으로도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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