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인접 일부 수도권만 새벽배송…지방 소비자는 ‘소외’
유통업계 대변환에도 국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 난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내 대형마트 3사 중 이마트만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쓱닷컴’을 통해 수도권 일부 지역에 제한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 제출받은 ‘대형마트 3사의 물류센터 운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쓱닷컴은 용인과 김포 소재 총 세 곳의 물류센터를 통해 서울과 인천, 경기 고양·의왕·성남·남양주·의정부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수도권 내에서도 쓱닷컴의 물류센터와 멀리 떨어진 서울 강동구 일부, 경기 하남·과천·시흥 등에는 새벽배송이 안 된다.
이마트는 경기 여주·용인, 대구 등에도 물류센터를 두고 있지만, 소비자 배송 시스템이 없어 지방 소도시는 물론 수도권 외 기타 광역시에서 새벽배송을 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롯데슈퍼와 홈플러스·홈플러스익스프레스 역시 전국 각지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배송 없이 하역만 담당하고 있다.
다만 롯데마트는 지난해까지 롯데온을 통해 새벽배송을 했고, 홈플러스는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자정까지 야간 배송을 한다.
결국 수도권 내에서도 일부 지역만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물류센터가 없는 농어촌 등 대부분 지방 소비자는 새벽배송 혜택에서 소외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이나 의무 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형마트들은 새벽 시간 등 영업제한 시간이나 의무 휴업일에도 점포 매장에 있는 물건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취임 전 국회 서면 질의답변서에서 법 제정·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고준위방폐물 특별법과 함께 유통산업발전법을 꼽았다.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시행된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해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는 점도 대형마트 규제 완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2010년 창립한 쿠팡은 지난해 25조원 매출을 달성해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완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국회 다수 의석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 온라인배송 제한을 해제하는 데 부정적이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에서 ‘대형마트들이 현재도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며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쓱닷컴이 일부 수도권 지역에만 제한된 새벽배송을 하는 점을 들어 법 개정 전체를 막아서는 모양새다.
김성원 의원은 “대형마트 영업규제의 목적은 중소유통업 보호이지만, 해당 제도가 중소유통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오히려 지난해 대·중소 유통 3개 단체 및 관계 부처 간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국회가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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