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수사요청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대통령비서실과 국토교통부 등은 통계 작성기관인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통계수치를 조작하거나 통계서술정보를 왜곡하게 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2023.09.15. |
문재인 정부가 집값·소득·고용 등 ‘3대 통계’를 왜곡했다는 감사원 발표가 나온 이후 기획재정부 등 관계 중앙부처 관계자들은 “당혹스럽지만 일단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지난 정부 청와대가 무리를 한 것은 사실”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검찰 수사를 거쳐 감사원 발표가 확인되면 ‘왜곡된 통계’를 기반으로 주요 정책을 수립한 관계 부처의 책임론도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통령비서실과 국토교통부 등은 통계 작성 기관인 통계청과 부동산원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통계수치를 조작하거나 통계 서술 정보를 왜곡하게 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통계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 등 혐의가 확인된 관련자 22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 요청 대상은 청와대 11명, 국토교통부 3명, 통계청 5명, 부동산원 3명 등이다.
기재부 등 중앙부처들은 이번 발표와 관련 “내부에 큰 동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직접적인 수사 대상 직원이 있는지, 향후 검찰 수사 방향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수사 요청 대상 22명 중 당시 청와대에 파견됐던 각 부처 직원이 얼마나 있는지 현재로선 파악이 안 된다”며 “향후 수사가 이뤄질 경우 자료 협조 요청 등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며 “일단 검찰 수사 결과 등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공무원들은 2018년 급작스럽게 이뤄진 통계청장 교체를 회상하며 당시 통계와 관련한 청와대 대응 문제를 거론했다. 원래 통계청은 2017년을 끝으로 소득 부문 가계동향조사를 종료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장으로 조사를 유지했다. 그런데 2018년 1분기 발표된 통계에서 소득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 ‘표본 오류’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8월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경질되고 강신욱 전 통계청장이 임명됐다.
검찰 수사를 거쳐 감사원 발표 결과가 재차 확인되면 기재부·국토부 등 관련 부처 책임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부처가 결국 ‘왜곡된 통계’를 기반으로 부동산 정책 등을 수립·추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련 부처에 ‘통계 검증’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국가 통계 신뢰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부동산원 역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동산원이 국토부 산하 기관이라 국토부 ‘입김’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 통계 기관이 아닌 만큼 신뢰성 있는 통계 생산에 있어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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