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선 앞두고 자동차 노조 파업에 대국민 연설
GM, 캔자스 공장 일시 가동 중단…2000명 일시 해고
포드도 600명 노동자 임시 해고키로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포드 등 3대 자동차 제조사 노동자가 포함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동시에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업계가 노조에 더 양보할 것을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긴급 연설에서 “누구도 파업을 원하지 않지만, 나는 집단 협상을 위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존중한다”며 “노동자들의 괴로움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제조사들이 역대급 이윤을 올리는 점을 지적하며 “기록적인 기업의 이익은 기록적인 노동 계약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기록적인 수익은 기록적인 임금 계약을 통해 공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측이 협상장으로 돌아와 ‘윈윈’의 합의를 내놓기를 희망한다”며 줄리 수 노동장관 대행과 진 스펄링 백악관 고문을 디트로이트로 급파해 협상을 돕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14만6000명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UAW의 지지가 필요하다. 로이터는 현재까지 UAW는 내년 대선과 관련해 바이든 지지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주요 노조라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한층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UAW는 포드와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와의 단체협상이 14일이었던 협상 시한을 넘김에 따라 미시간, 오하이오, 미주리 주(州)에 위치한 3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에 돌입한 공장들의 노조 가입자는 총 1만2700명 정도다.
UAW는 향후 4년간 최소 30%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제도의 재도입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사 갈등이 깊어진 배경에는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산업구조 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어 생산에 필요한 인력도 줄어든다.
자동차 회사들은 파업이 시작된 지 하루도 안 돼 강경 대응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GM은 부품 부족을 이유로 이르면 다음 주 캔자스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할 것이며, 생산이 재개될 때까지 약 2000명의 직원을 임시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미시간주 공장 파업 돌입 후 약 600명의 직원을 일시적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하고 좌절했다”면서 “회사가 4년간 20%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 제안은 회사 115년 역사상 가장 최고의 조건이었다. 이번 파업은 일어날 필요가 없었던 파업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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