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전망이 확대되면서 달러화 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고유가와 강달러에 국내 물가·경기를 둘러싼 우려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65달러로 전장 대비 73센트(0.81%)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51달러로 하루 새 64센트(0.74%)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91.37달러 수준이다.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 7일(현지시간) 단기간 급등에 따른 조정 압력을 받으며 소폭 하락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반등했다.
호주의 미 에너지기업 셰브런 소유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 근로자들이 이날 파업에 들어가면서 LNG 가격이 급등한 게 유가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Fed의 추가 긴축 우려가 높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미 국채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3.0%로 반영됐다.
하지만 11월 FOMC 회의는 금리 동결 확률이 53.1%, 25bp(1bp=0.01%포인트) 인상 확률이 43.6%로 큰 차이가 없다. 12월 회의 역시 동결이 52.7%, 25bp 인상이 42%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기면서 달러지수는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5.078을 기록해 8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33.4원에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2.0원 내렸지만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일(1318.8원)에 비해 15원 가까이 올랐다.
강달러와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나라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이것은 긴축 통화정책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는 2~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제품 가격을 올린다. 이미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오른 만큼 앞으로 국내 휘발유, 경유, 공업제품 등으로 물가 부담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미국의 견고한 성장세를 배경으로 달러화가 2005년 이후 최장기간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과매수 상황이라는 의견과 내년까지 강세를 이어가며 킹달러 시대가 재개될 것이라는 시각이 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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