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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은 불법’ 쫓아낸 중국이 달라졌다…홍콩선 “가상자산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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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인기를 끈 영상 '둘째 외삼촌'의 도입부 장면. /사진=중국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
지난해 7월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인기를 끈 영상 ‘둘째 외삼촌’의 도입부 장면. /사진=중국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

#지난해 7월. 중국에서 ‘둘째 외삼촌’이란 제목의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이 영상은 중국 농촌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의 일생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그가 10대 시절 열병을 앓아 다리를 못 쓰게 되면서 굴곡진 삶을 살았으나 풍요로운 마음을 가졌다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영상이 유행하자 ‘둘째 외삼촌 코인’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이 코인은 영상 속 남성을 돕자는 취지로 발행돼 출시 직후 가격이 100배 이상 올랐다. 그러나 개발자의 러그풀(rug pull) 논란이 불거지며 이틀 만에 99%가량 폭락했다. 피해액은 130만달러(약 17억원)에 달했다.

해당 코인이 폭락한 뒤에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둘째 삼촌 코인’, ‘셋째 외삼촌 코인’ 등 유사 코인에 대한 홍보 글이 올라왔다.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 규제의 일환으로 이처럼 코인을 홍보하는 인플루언서 계정과 게시글을 SNS에서 꾸준히 삭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가상자산을 퇴출한 지 2년이 넘었다. 중국이 여전히 가상자산을 사기, 자금세탁, 부정거래 수단으로 보고 규제하는 반면 홍콩은 규제를 완화해 해외 거래소의 사업을 허가했다. 이에 중국이 홍콩을 통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최대 SNS 플랫폼인 시나 웨이보는 지난 5일 가상자산 홍보 활동을 하는 계정 80개를 포함해 14만여개의 불법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21년 가상자산 발행, 거래, 채굴을 모두 금지하며 온라인상에서 가상자산 관련 활동을 홍보하는 SNS 계정을 꾸준히 삭제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에서 모든 가상자산 관련 사업은 금지된 상태다. 한때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8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었으나 엄격한 규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급속도로 위축됐다. 그 사이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이 가상자산 글로벌 패권 및 허브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최근 홍콩이 가상자산 산업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홍콩은 지난 6월1일부터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하고 일반 투자자가 라이선스를 취득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후오비, OKX, 비트맥스 등 글로벌 거래소들이 홍콩에 진출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홍콩을 통해 세계 코인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의 코인 시장을 확대해 싱가포르 중심의 아시아 코인 거래 시장을 중국으로 끌어오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 허브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는 “중국은 몇 년 전 가상자산 거래를 전면 금지한 뒤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겼다”라며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소송 등으로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가 미국 시장에서 철수를 준비하는 틈을 타 홍콩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다만 홍콩의 가상자산 규제책 변화가 중국 본토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김 책임교수는 “중국 내 가상자산은 지속적으로 금지될 것”이라며 “미국의 달러화에 맞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꿈꾸는 중국의 입장에서 불법 해외송금이나 자금세탁 등의 위험이 있는 가상자산 거래는 위안화 중심의 중국 경제를 뒤흔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인은 불법' 쫓아낸 중국이 달라졌다…홍콩선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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