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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라임펀드 암초를 만났다. 박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깬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떠올랐으나 라임사태로 ‘문책경고’ 중징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KB증권은 라임펀드의 판매사 겸 총수익스와프(TRS) 제공 증권사다. TRS란 투자 자체를 담보로 잡고 추가로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대출이다. 가령 라임이 특정 기업 전환사채(CB) 등에 100억원을 투자했다면 KB증권이 이를 담보로 라임에 100억원을 빌려줘 2배의 투자를 할 수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상 과태료 부과 사항인 증선위원회의 의결을 마쳤고 심의에서 최고경영자(CEO)제재를 논의 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11월 박 대표의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금융위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 유사 사건에 대한 법원 입장 등을 충분히 확인한 후 박 대표의 징계를 결정키로 했다.
금융당국의 문책 경고를 받으면 3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오는 12월31일 임기 종료를 앞둔 박 대표가 문책 경고를 받아들이면 연임이 어렵다. 연임을 위해서는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한 DLF(파생결합펀드) 징계처럼 불복 소송과 가처분을 제기해야 한다.
최근 박 대표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바통을 이을 차기 회장 후보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가운데 KB금융은 박 대표의 중징계를 고려해 최종 후보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의 징계 리스크에 경영 지속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DLF 사태에서 금융당국의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 승소한 바 있어 라임사태 제재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는 박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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