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서울에서 불기 시작한 청약 광풍이 대전을 덮쳤다. 국민평형(전용면적 84㎡) 분양가가 7억원에 달하는 ‘둔산 자이 아이파크’ 청약에 5만여명이 몰렸다. 미분양에 시달렸던 단지들도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 어느새 대전은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아파트 분양전망이 가장 밝은 지역이 됐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둔산 자이 아이파크’는 29일 진행된 1순위 청약(705가구 모집) 일반공급에서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전타입을 포함 총 4만8415건의 접수를 받았다. 평균 68.6대 1, 해당지역 기준 최고 354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들어 대전 지역 최대흥행에 성공한 것은 물론 서울 인기 단지 청약결과와 비교할만한 수준이다.
이 단지는 앞서 지난 28일 진행된 특별공급에도 570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8.8대 1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과 특별공급 신청자를 더하면 5만4000건이 넘는다. 대전 지역 역대 최고가 수준의 분양가로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타입별 공급금액은 59㎡A형 기준 5억3200만원대, 84㎡A형 기준 6억9900만원대, 99㎡형 기준 8억7800만원대(각각 최고가 기준)다.
우려와 달리 반전의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노후된 대전 둔산지구의 신축 아파트 수요가 받쳐주고,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이 흥행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축제’는 이 단지만의 일이 아니다. 대전 지역에서 장기 미분양에 시달리던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잇달아 완판에 성공했다.
대전 서구 도마동과 정림동 일대에 조성되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한화 건설부문 시공)은 최근 전세대 100% 분양을 완료했다. 지난해 7월 분양 공고를 낸 지 13개월만에 완판에 성공한 것이다.
역시 미분양 사태를 겪은 대전 유성구 ‘포레나 대전학하’도 최근 나노·반도체 산단 호재 발표 이후 완판에 성공했다. 같은 구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도 남은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국토교통부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6월말 기준)’에 따르면 대전 미분양 물량은 1729가구로 지난 5월(2011가구)보다 282가구 줄었다. 이번 ‘둔산 자이 아이파크’ 청약 흥행이 향후 대전 지역 미분양 물량 소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전 분양전망 지수는 최근 대폭 오르며 전국에서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6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를 보면 대전 분양전망지수는 6월 94.1로 5월(73.7)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대전 분양시장에 열풍이 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올 상반기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은데다, 지역 호재도 잇달았다. 구체적으로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충청권 광역철도 추진 등이 발표되며 대전 부동산 시장 기대감을 키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서울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지방이더라도 거점지역이면서 개별적인 지역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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