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올해 목표는 中·印의 동일한 선적 시기”…
“공급망 변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미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애플이 오는 9월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제품 아이폰 15를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중국에 집중됐던 애플의 공급망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패권 경쟁 여파로 다른 국가로 분사되기 시작한 가운데 인도의 비중이 점차 커지며 중국을 대신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애플의 이런 공급망 변화 시도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공급망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의 최대 공급 협력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인도 타밀 나두주에 있는 공장에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15의 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의 인도 공장은 타밀 나두주 첸나이 외곽에 있는 스리페룸부두르 산업 단지 내에 있다. 공장의 규모는 68만8000㎡(약 20만8000평)으로 수만 명의 근로자가 3교대로 애플 제품을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폭스콘의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아이폰 15 선적을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인도 공장에서 아이폰 15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인도 공장은 현재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 15가 내달 12일 공개되고,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도의 다른 애플 공급업체인 페가트론과 위스트론도 조만간 아이폰 15 조립(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애플의 아이폰 14 모델 이전까지 폭스콘은 인도에서 주로 아이폰 부품만 만들어 중국보다 6~9개월 늦게 완제품을 소량으로만 생산했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한 지난해부터 인도에서의 애플 생산량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폭스콘이 인도 생산 비중을 높이면서 중국과의 생산 시차도 줄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인도의 아이폰 생산 비중은 7%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와 중국의 선적 시기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을 올해 목표를 세우고, 자사 협력 공급업체에 인도 생산 비중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폭스콘 등 공급업체들은 아직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아이폰 15의 인도 생산 규모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부품의 가용성과 폭스콘 인도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블룸버그는 애플의 공급망 변화 시도가 애플 제품의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애플의 공급업체 중 80%를 차지하며 부품 생산 및 조립 등을 책임지며 애플 공급망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애플은 중국에 쏠린 공급망 비중을 인도, 베트남 등으로 옮겼다. 부품 생산과 조립이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며 운송 등의 비용이 추가돼 소비자 가격도 오르게 될 거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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