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9개 대학·대학원 총학생회, 공동성명서 발표
“예산 수립 시 과학자들에 대한 정부의 존중 요청”
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포함한 과학기술특성화대 등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 학생들이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재고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 22일 내년도 국가 주요 R&D 예산을 올해 대비 3조4000억원 삭감을 결정하고 학생들의 집단 반발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KAIST 학부·대학원 총학생회를 포함한 9개 대학 학생회는 28일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 삭감 정책에 대한 성명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총 9개 대학은 △KAIST △POSTECH(포항공과대)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다.
9개 대학 학생들은 “과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기술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이 수립되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에 대한 R&D 예산 삭감 재고를 요청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은 이공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집중 설계해왔다”면서 “KAIST를 비롯한 국내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과 대덕연구단지의 출연연은 1970년대 이후 국가 인재 양성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에 대한 R&D 예산 삭감은 연구 환경을 급격히 악화시키고 연구 몰입 환경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안정적인 연구 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연구 성과가 꽃피워질 수 있기에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 삭감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책 입안과 예산안 수립 시 과학자들에 대한 정부의 존중을 요청한다”며 “미래의 과학자를 목표로 노력하는 학생들이 자긍심을 가지
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R&D 예산 삭감 재고와 과학자들에 대한 존중을 요청한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내년도 국가 주요 R&D(연구개발) 예산으로 21조5000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예산 24조9500억원 대비 약 3조4000억원(13.9%↓) 줄어든 수치다. 매년 양적 증가하던 R&D 예산이 감소세로 접어든 건 2016년 예산안 심의 이후 8년 만이다. 다만 전체 예산은 줄었지만, AI(인공지능)·우주·바이오·양자기술 등 7대 핵심분야 투자는 늘린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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