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증시에서 주목받는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미래 생명 연장의 꿈을 타고서다. 주가가 5배 넘 뛴 기업들이 많아지며 ‘고평가’ 논란도 나오는 만큼 종목 선별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그중 AI 알짜기업으로 딥노이드 (25,750원 ▲50 +0.19%)가 꼽힌다. 2008년 설립 후 2021년 8월 코스닥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딥노이드는 의료뿐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보안, 이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점을 갖는다. 시장에선 딥노이드의 사업 다각화 노력을 높게 평가하며 향후 성장세를 주목한다.
24일 딥노이드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1.15%) 오른 2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증시에서 의료 AI주가 주목받으며 딥노이드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올들어 딥노이드는 352.46% 상승했다.
딥노이드는 의료 AI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AI를 통한 진단, 판독 보조, 질병 조기진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여타 의료 AI 업체들과 다른 점은 의료인 대상의 AI 개발 플랫폼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딥파이(DEEP:PHI)’라는 AI 솔루션 개발 솔루션을 통해 프로그래밍과 코딩에 익숙지 않은 의료진이 직접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의료 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2000명이 넘는 의료진이 딥파이를 사용하고 있고 2년간 딥파이 연구개발 건수는 70건에 달한다.
차별화된 점은 또 있다. 딥노이드는 다양한 의료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 뇌, 흉부, 폐질환 진단에 특화돼 있다. 뇌 MRA 의료영상에서 뇌동맥류 검출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딥뉴로(DEEP:NEURO)’는 영상판독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여 의료진의 빠른 대응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딥뉴로는 지난 14일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평가를 거쳐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혁신의료기술로 지정이 되면 한시적 비급여 대상으로 돼 임상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딥뉴로의 혁신 의료기술 선정은 딥노이드의 의료 AI 기술력과 전문성을 인정받게 만든 쾌거”라며 “뇌동맥류 질환 분야에서 딥뉴로가 뇌혈관질환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켜내는 데 일조해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딥노이드는 딥뉴로 외에 ‘딥체스트(DEEP:CHEST)’, ‘딥렁(DEEP:LUNG) 등 다양한 AI 영상 판독 솔루션을 제공한다. 딥체스트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폐 질환 검출에 도움을 주고 딥렁은 흉부 저선량 CT 의료영상에서 폐 결절 검출 및 추가 정보를 의료진에게 알려준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사진=이기범 |
의료+α…딥노이드, 진정한 AI 기업으로 거듭난다
딥노이드처럼 국내 의료 AI기업들의 기술력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AI 기술이 현장에서 상용화돼 본격적인 이익 창출을 하기까진 시간이 꽤 걸린다. 이에 이 기업들은 현재 그렇다 할 재무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루닛 (155,700원 ▲100 +0.06%), 뷰노 (39,950원 ▲1,000 +2.57%), 제이엘케이 (27,750원 ▼1,550 -5.29%), 딥노이드는 지난 2분기에 적자를 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현재 이익을 창출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딥노이드는 우수한 AI 기술을 활용해 의료뿐 아니라 각종 산업 분야에 필요한 AI 기술을 제공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보안 솔루션인 ‘딥시큐리티(DEEP:SECURITY)’다. 딥시큐리티는 공항 보안검색대 엑스레이에서 높은 정확도로 항공 위험 물품을 탐지하는 자동 판독시스템이다. 아울러 딥노이드는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공동 개발한 ‘스카이마루:시큐리티(SkyMARU:SECURITY)’도 있다. 스카이마루시큐리티의 판독 정확도는 95% 정도다.
이뿐 아니라 경호, AI 융합 통관 영상 관리솔루션 등 다양한 국책과제들을 잇달아 수주했다. 반도체, 화학,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필요한 AI 솔루션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하반기엔 이차전지 공장 품질검사에 쓰이는 AI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딥노이드의 AI는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고 하반기엔 이차전지 업체로의 수주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 정부출연금이 전년보다 12억원 늘었다”며 “매출액이 130억원을 넘으면 이르면 내년 손익분기점(BEP)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딥노이드를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은?
증권가가 딥노이드를 바라보는 시각도 밝다. 딥뉴로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며 비급여 적용 대상이 돼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다량의 임상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져 향후 기술개발도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딥뉴로 사용건당 ASP(평균판매단가)는 4만원, 뇌 MRA 촬영 건수는 110만건이 시행된다고 하면 약 4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딥뉴로 외 21개 의료AI 관련 솔루션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딥체스트, 딥렁, 딥스파인(DEEP:SPINE) 3종은 향후 건강검진센터를 중심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산업용 AI, 교육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걸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양질의 성과를 내면서 딥노이드의 기술력이 입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딥노이드는 투트랙(2-Track) 사업 모델을 활용해 플랫폼 개발 모델뿐 아니라 파이프라인 개발 방식도 병행해 탄력적인 대응과 다양한 제품 확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며 “올 1분기까지 신규 사업인 산업 AI는 대기업, 공공기관 위주로 4억6400만원의 수주를 달성했는데 하반기엔 중소기업으로도 매출처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크 요인도 있다. 대규모 플랫폼 사용료 또는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영업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 의료 AI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KB증권은 지적했다.
딥노이드는 지난달 21일 보통주 150만주를 주당 1만1910원에 발행해 178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유상증자 진행 일정을 한 달 미뤄 진행했다고 추가 공시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를 두고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자금을 조달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딥노이드 측은 연구개발(R&D) 중심에서 본격적인 사업 전선으로 뛰어들기 위해 증자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상증자 진행에 있어 금융감독원과의 조율 문제로 진행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진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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