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만 이달 삼전 8800억 순매도
삼전·하이닉스 목표주가 6~7% 상향
투자의견·매매흐름 반대…개인 의구심↑
증권사들이 반도체주를 선호주로 지목하며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른 훈풍과 업황 개선 전망으로 주도주 지위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에 2차전지주로 쏠렸던 수급이 옮겨 올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기관은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해 주가 상단을 제한하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이달(8월1일~25일)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은 1조793억원어치나 순매도 했다. SK하이닉스도 1225억원 순매도하며 반도체 대형주를 대거 정리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코스피 200 정보기술지수’는 5.24%(3278.86→3106.92) 뒷걸음 쳤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 하락률 (4.31%·2632.58→2519.14) 보다도 큰 낙폭이다.
기관투자자 중에서도 금융투자의 반도체주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수급주체로서 금융투자는 증권사·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등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금융기관을 말하다.
금융투자는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8833억원, 1210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은행과 사모펀드는 삼성전자를 각각 110억원, 316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기관 투자자 내에서도 수급 엇갈림이 관측됐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 한 주체는 기관이 유일하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조5118억원, 958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의 매도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 변동성은 계속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 투자자의 이같은 매매 흐름과 반대로 반도체주의 목표주가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2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이전 추정치에서 6.01%(5182원) 올린 9만1364원으로 제시했다. 현재가(6만7100원) 대비 36.2%(2만4264원)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목표가는 13만2955원에서 14만3273원으로 7.76%(1만318원) 상향 조정했다. 현재가(11만6500원)와 비교해 23.0% 상단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두 종목의 투자의견은 각각 4.00, 3.95로 ‘매수’ 의견이 우세했다. 투자의견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최근 3개월 동안 발표한 투자의견을 점수화해 평균한 수치를 말한다. 1점은 강력 매도, 2점은 매도, 3점은 중립, 4점은 매수, 5점은 강력매수로 풀이된다.
반도체주의 목표가 조정은 엔비디아의 호 실적에 따른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기준 올 2분기(5∼7월) 135억1000 달러(약 18조2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추정치 대비 20% 많은 규모다.
국내 한 증권사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와 엔비디아의 매출액 증가율 패턴이 같다고 분석하며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아웃퍼폼)’ 가능성을 거론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주와 관련해 증권사의 투자의견과 매매 흐름이 갈리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으로 업계 불공정행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이후 증권사에 대한 신뢰감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복잡한 만큼 기업을 분석하는 증권사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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