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1일 ‘여성 안심 귀갓길’ 예산 전면 삭감을 주도해 여성 혐오 논란을 빚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최인호 서울 관악구 의원을 향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신림동의 공원 둘레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사망하면서 사퇴 촉구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관악구 구의원이 주도해서 관악구가 여성 안심 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실이 공개됐다”며 “전국 최초로 전면 폐지하는 것을 자랑하고 노골적인 여성 혐오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정 집단에 대한 반감과 배제를 부추기면서 보편적 안전망을 없애는 혐오 정치는 뿌리 뽑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구의원에 대해 빠르게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국민의힘의 갈라치기가 결국 희생자를 만들었다. 한낮 묻지마 강간 살인 사건이 일어난 관악구 여성 안심 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했었다고 한다”며 “폐쇄회로(CC)TV 등 예산 삭감을 주도한 국민의힘 구의원은 자신의 유튜브에 ‘전국 최초 여성 안심 귀갓길 전면 폐지’라는 홍보 영상을 자랑스럽게 올려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성 안심 귀갓길은 경찰과 범죄 피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라는 관악구 담당 과장의 설명은 철저하게 무시당했다”며 “이번 사건의 피의자는 범행 장소에 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만약 관악구가 예산을 없애지 않고 원래대로 집행했다면 이번 범죄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구의원은 범죄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나서야 한다”며 “강간살인 사건이 벌어진 둘레길에 여성 안심 귀갓길이 없었다 해서 예산 삭감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 구의원을 향해 “국민과 구민들은 사건 현장의 여성 안심 귀갓길을 없앴다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보여줬던 여성혐오적 정책과 발언, 그리고 그것이 문제없다는 듯한 태도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좀먹는지 알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앞서 최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의정활동 성과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에서 “여성 안심 귀갓길 사업으로 남성들은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있다”며 “관악구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안심 귀갓길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최 구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가 발생한 해당 지역구 의원은 아니지만 여성 안심 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안심 골목길 예산을 증액했다는 사실로 여초 사이트에 좌표가 찍혀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심도 되지 않고 관리도 되지 않는 여성 안심 귀갓길은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며 “여성 안심 귀갓길이라는 문구를 길바닥에 적어놓는다고 치안이 보장된다는 것은 탁상행정으로나 나올 수 있는 1차원적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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