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7%를 넘어서 20년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최근 안정세를 보여온 주택시장이 다시 타격을 받고 대출 금리 상승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307%로 마감했다. 전날 같은 시간의 4.258% 대비 0.049%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는 2007년 11월7일 이후 거의 16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052%포인트 오른 4.41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1년 8월28일 이후 12년만에 최고치다.
반면 2년물 국채수익률은 0.019%포인트 떨어진 4.959%를 나타냈다.
마켓워치는 이날 장기채 금리 상승의 대부분은 대출 비용 증가를 반영한 실질 금리(명목 금리-인플레이션율)의 상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10년물 국채의 실질 금리는 1.979%, 30년물 국채의 실질 금리는 2.102%로 올라갔다.
실질 금리는 물가연동채(TIPSP) 금리로 측정한 것이다. TIPS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뒤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인플레이션에 관계없이 지급 받을 수 있는 금리가 보장된다.
10년물 TIPS 금리는 2009년 3월 중순 이후, 30년물 TIPS 금리는 2011년 2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미국 경제 강세와 강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장기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직전주보다 1만1000건 감소하며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8월 제조업 지수는 1년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오름세를 계속하면서 이날 미국의 평균 모기지 금리는 7.09%로 올랐다. 모기지회사인 프레디 맥에 따르면 이는 20년 이상만에 최고치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는 7.26%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금리는 1년 전만 해도 5% 부근이었다.
모기지 금리는 연준(연방준비은행)의 연방기금 금리가 아니라 10년물 국채수익률과 연동돼 움직인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제 침체 없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베팅하면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강세를 계속하면 연준이 금리를 또 한 차례 올릴 수 있고 이 경우 모기지 금리가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드리티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채권 자산에 대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모기지 금리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모기지 금리 스프레드(10년물 국채와 금리차)는 1930년대 초 대공황이나 1980년대 초 경기 침체와 같은 금융위기 기간에만 현재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모기지 금리 스프레드의 과거 평균은 1.75%포인트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2%포인트가 넘는다.
드리티스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계속 올라가 5%를 넘어서면 모기지 금리 스프레드가 3%포인트로 확대되며 “단기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8%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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