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기 위해 한 번에 기준금리 21%p 올려
페소 18% 평가절하도 단행
전날 예비선거 이후 ‘시장 달래기’ 조치란 평가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아르헨티나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21%포인트(p) 인상했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가 기준금리를 21%포인트(p) 인상할 것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기준금리는 종전 97.00%에서 118.00%로 오르게 됐다.
아르헨티나의 기준금리가 100%를 넘긴 것은 1980∼1990년대 경제 대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2002년 4월 30일 91.19%와 지난 6월 15일 97.00%로 100%에 근접한 적은 있었지만, 세 자릿수를 넘은 적은 없었다. 특히 한 번에 21%p에 달하는 인상 폭도 2002년 6월 30일 44.74%에서 7월 31일 67.60%로 22%p 넘게 올린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이와 함께 BCRA는 이날 달러·페소 환율이 10월 대선 전후까지 350페소로 고정될 것이라고 고시했다. 이는 달러 대비 페소 가치를 약 18% 가까이 평가절하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115.6% 상승했다. 3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뭄으로 인한 곡물 생산 감소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해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16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BCRA 조치가 전날 예비 선거 결과 후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날 제1야당 보수연합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는 약 3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0%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얻을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극우 정당 후보가 예비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치솟는 물가와 극심한 경제난에 우파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 후보가 약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통화 페소를 폐지하고 달러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급격한 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그의 공약이 극심한 금융 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0월 22일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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