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다졌다고 볼만한 지표들이 잇따르고 있다.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침체됐던 거래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점은 확인했지만, 아직 상승세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8월 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오르며 12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 폭은 지난 주와 같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가 강세를 보였다. 이번 주 서초구는 0.07%, 강남구는 0.11%, 송파구는 0.23%로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동구 역시 이번 주 0.12% 올랐다.
용산구는 전주 대비 0.04%p 오른 0.14%로 나타났다. 마포구는 0.15% 상승했고, 성동구는 전주 대비 0.04%p 오른 0.22%를 기록해 강세를 나타냈다. 도봉구는 0.02%, 노원구는 보합을 각각 기록했다.
다른 지표들도 우상향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보다 1% 올랐다. 2021년 11월(1.18%) 이후 최대치다. 이 지수는 작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5월 반등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시가총액(가구 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으로 전체 단지보다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드러내 시장을 미리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
이전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례도 늘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의 상승거래 비중은 51.89%로 2021년 11월(52.85%) 이후 19개월 만에 50%를 넘었다. 하락거래 비중도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32.24%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동일 면적 주택 거래의 가격 차이를 비교한다.
거래량도 회복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작년 하반기 월 1000건을 밑돌던 서울 아파트 매매는 2월 2000건을 넘었고 3월부터는 3000건대를 기록하고 있다. 6월은 3848건으로 4000건에 육박했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서울은 여러 지표상 바닥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요자들 사이에서 금리가 더는 오르지 않고 집값이 앞으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하방 지지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도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상황이 아니란 점에서 수요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 회복세지만 일부 선호지역에 집중돼 있고 거래량은 여전히 예년에 비해 적은 수준이라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월 거래량이 5000~6000건 이상으로 올라오는 상황이 돼야 반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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