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늘어나는 등 심상찮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679조2209억원으로, 전월보다 975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인출기 모습. 2023.8.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5조4000억원 늘어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와 함께 금리 부담이 큰 신용대출도 증가세로 전환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가계부채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올해 7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해 넉달 연속 증가폭을 키웠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2000억원 늘어 8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5월 2조8000억원, 6월 3조5000억원 등 증가폭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대출항목별로 주담대와 신용대출 확대가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담대의 경우 제2금융권은 이번달에도 4000억원 줄었지만 은행권은 6조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각각 100억원, 2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늘었지만 제2금융권은 감소했다.
은행권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해 4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전세대출(-2000억원)과 집단대출(-1000억원) 일반개별주담대(+3조9000억원) 정책모기지(+2조4000억원)를 합친 주담대는 순증액이 6조원이었다. 전월 증가액 7조원 대비로는 증가폭이 1조원 가량 축소됐다. 하지만 신용대출이 전월 1조2000억원 감소에서 7월 500억원 증가로 전환해 전체 대출 증가폭을 키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7월 가계대출 증가에는 주담대와 함께 신용대출 확대 요인이 작용했다”면서 “6월중 연체 대출에 대한 상각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신용대출 상환액은 줄어든 반면 신규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연 4~6%대로 최근 소폭 하락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인한 업권간 대출경쟁이 벌어진 결과다. 여기에 더해 향후 대출금리가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해 금리부담이 큰 신용대출을 갚기 보다는 신규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물가관리에 성공했다며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제2금융권의 경우 상호금융권은 대출이 줄었지만 보험과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의 대출 잔액이 증가하면서 7월 감소폭이 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감소세가 둔화했다. 공모주 청약과 보험 계약대출, 카드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우려할 수준으로 늘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증가세가 넉달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하반기에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열린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일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금융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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