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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황제주’로 불리는 에코프로 (1,189,000원 ▼18,000 -1.49%)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지만 증권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미래 성장성을 감안해도 현재 주가가 너무 높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자들이 지금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380,000원 ▼10,000 -2.56%)을 살 이유가 부족하다며 ‘매도’ 의견을 내건 리포트를 내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를 냈던 하나증권은 전날(3일) 발표한 2분기 실적 분석 리포트에서 또 한 차례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에코프로를 두고 “여전히 나쁜 주식(Still bad)”라고 하며 현 주가 수준에서 투자자들의 매수 실익이 없다고 분석했다. 제시한 목표주가는 55만원으로 전날 주가(120만7000원)보다 약 54% 낮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이 현재 기업가치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자회사로부터 창출되는 향유 가치는 11조8000억원이며 거기에 리튬 사업의 미래 가치를 더하면 14조3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현재 에코프로의 시총이 31조3000억원임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기업가치 70% 이상이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나오는데 에코프로비엠의 보유 지분율 및 NAV(순자산가치) 할인을 감안하면 에코프로의 에코프로비엠 향유 가치는 9조8000억원”이라며 “나머지 부문 가치를 합산하면 향유 가치는 11조8000억원인데 현 시총 차이는 리튬 사업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리튬 기업 대비 50% 프리미엄을 부여한 PER(주가수익배수) 13.5배를 적용할 수 있고 리튬 광산/염호 보유 기업이 아닌 리튬 가공 기업의 마진이 양극재의 2배를 넘는 현 상황은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리튬 사업의 적정 가치는 2조6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코프로의 주가 변동성이 큰 이유는 현 주가와 기업가치 간 괴리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총 10조원 미만에선 저평가 괴리가 컸기에 상승했으나 20조원을 넘을 때부터 고평가받아 작은 악재에도 낙폭이 쉽게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는 MSCI 지수 편입, 다른 종목과의 수급 경쟁과 무관하다는 펀더멘털(기초여건)적 요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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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선 “여전히 좋은 주식(Still good)”이라 평했지만 상승 여력이 20% 미만이어서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장 이번 3분기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는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Sell)’,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39만원이다. 유진투자증권도 매도 리포트를 냈으며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매수’에서 ‘보유’로 투자의견을 낮췄다. 매수가 대부분인 국내 증권사에서 보유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는 건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읽힌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캐파(생산량)를 약 100만톤으로 예상되는데 현 주가는 이걸 이미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에코프로비엠의 캐파가 100만톤 이상으로 확대되는 단서가 확인되기 전까지 제한적인 상승 여력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고 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172억원, 영업이익 1703원을 기록했다고 전날(3일) 밝혔다. 당기순손실은 2172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매출액 1조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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