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3%를 기록해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급락과 기저효과가 주된 요인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3%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물가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2%에 이어 6개월 연속 물가 상승폭이 축소됐다.
소비자물가 둔화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기저효과의 영향이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9% 떨어져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5년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경유는 33.4%, 휘발유는 22.8%, 자동차용 LPG는 17.9% 각각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전년동월비 기여도가 -1.49%포인트인데, 2%대 물가를 기록하게 된 큰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 상승률을 1.5%포인트가량 떨어뜨렸다는 뜻이다.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받는 전기·가스·수도의 물가 싱승세도 둔화흐름을 보였다. 전년동월보다 21.1% 상승했지만 전월(25.9%)보다 상승폭은 축소됐다.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치솟았던 기저효과도 컸다.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렸던 외식물가도 5.9%로 둔화했는데 지난 2022년 1월(5.5%)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달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채소류 물가는 전월대비 7.1% 올랐다. 특히 지난달보다 상추(83.3%), 시금치(66.9%), 열무(55.3%) 가격이 크게 올랐다. 폭우 피해가 큰 시설 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김 심의관은 “채소류는 7월 하순에 크게 올랐다”며 “통계청은 채소 물가를 한달에 세 차례 나눠 조사하는 데 세번째 조사 때 (폭우의) 영향이 나타나서 전체적으로 등락률이 낮게 나타난 측면이 있어, 8월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채소류 물가는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5.3% 하락했는데 지난해에도 폭염으로 인해 물가가 높았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은 전월대비로는 1.7% 상승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0.5%를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9% 올라 지난해 4월(3.6%)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3.3%에 그쳐 지난 4월(4.0%), 5월(3.9%), 6월(3.5%)에 이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8% 올라 전월(2.3%)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김 심의관은 “7월까지는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크게 뛰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오는 8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져 이같은 둔화 흐름이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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