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올인’ 재미 본 개미, 수익 지키려면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POSCO홀딩스 (619,000원 ▲25,000 +4.21%)와 에코프로 (1,104,000원 ▲119,000 +12.08%), 에코프로비엠 (407,500원 ▲31,000 +8.23%)이었다. 2차전지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을 실천했고 이 전략은 들어맞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변동성이 폭발하면서 수익률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게 됐다.
■ 적중한 이차전지…시총 5위 오른 POSCO홀딩스
29일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증시에서 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POSCO홀딩스 (619,000원 ▲25,000 +4.21%), 에코프로 (1,104,000원 ▲119,000 +12.08%), 에코프로비엠 (407,500원 ▲31,000 +8.23%), 카카오 (50,600원 0.00%), 나노신소재 (156,800원 ▲11,700 +8.06%), LG생활건강 (418,500원 ▼37,000 -8.12%), NAVER (211,000원 ▼500 -0.24%), SK이노베이션 (189,500원 ▲2,500 +1.34%), 포스코퓨처엠 (510,000원 ▲24,000 +4.94%), 엔씨소프트 (273,000원 ▲1,500 +0.55%)였다. 개인은 POSCO홀딩스를 4036억원 어치 사들였다. POSCO홀딩스에 대한 애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남성과 여성, 10대~60대까지 모든 구간에서 POSCO홀딩스가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라 ‘국민주’ 반열에 올랐다.
10개 종목 중 카카오와 네이버,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7개 종목이 이차전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종목으로, 사실상 개미들의 올 상반기 투자전략은 이차전지 외길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적중해 상반기 14.7%라는 안정적인 수익률로 돌아왔다.
POSCO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40.3%다. 지난해말 27만6500원이었던 주가가 6월말 38만8000원까지 올랐다. 7월에는 2차 전지 소재 기대감에 한달만에 주가가 60% 이상 급등했다. 전날 하락하기는 했지만 만약 상반기 POSCO홀딩스에 투자한 이들이 7월까지 주식을 갖고 있었다면 수익률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POSCO홀딩스에 이어 개인의 사랑을 받은 주식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었다. 2차 전지 투자열풍 속 개인들은 이 주식을 각각 1916억원, 1861억원 사들였다. 100만원 황제주 지위에 오른 에코프로에 대한 선호가 좀더 많았다.
이 외에도 지난해 17만7500원으로 마감했던 네이버가 상반기 중 21만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했고, 상반기 중 유상증자 이슈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SK이노베이션 역시 최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 흔들리는 이차전지 투심, 많이 팔았던 반도체·자동차로 옮겨갈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다만 순매수 상위 종목 중 흐름이 악화한 종목들도 있다. LG생활건강은 당초 예상됐던 중국 경기의 회복이 부진하자 실적 우려가 증가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고금리 환경이 이어진 가운데 신작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LG생활건강과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약 36.4%, 34.2% 하락했다.
상반기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이차전지주는 폭등에 따른 고점 인식이 확산하자 하반기로 접어들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의 고가와 저가 간의 변동폭은 이날 시초가(130만3000원) 기준으로 31%에 달했다. 다음날인 지난 27일에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각각 17.25%, 19.79% 하락했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도 각각 5.71%, 13.21% 내렸다.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혼란을 보이면서 올 상반기 외면받았던 종목들은 하반기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상반기 개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 (70,600원 ▼1,100 -1.53%)로, 총 1조2076억원 어치 팔았다. 삼성전자 우선주(850억원)까지 포함하면 2조원이 넘어선다. 연초 5만원대에서 빠르게 7만원대까지 회복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SK하이닉스 (128,000원 ▲4,000 +3.23%)(2779억원), 현대차 (196,800원 ▼1,000 -0.51%)(1661억원), 기아 (84,200원 ▲1,100 +1.32%)(1496억원), LG전자 (110,600원 ▼6,900 -5.87%)(1013억원) 순으로 매도했다.
최근 이차전지가 흔들리자 대형 반도체주가 수급을 흡수하는 모습이다.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72%, 9.73%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2분기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동차주 역시 증권가의 전망이 긍정적이다.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늘고 있다.
주식은 총알 싸움?…인버스 사들인 왕개미, 초라한 수익률
자산규모별 올해 상반기 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 |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투자금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 10억원 이상 고액 투자자가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 결과다. 10억원 미만 투자자가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은 2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POSCO홀딩스 (619,000원 ▲25,000 +4.21%)였다.
28일 본지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261만명(1634만계좌)의 올해 상반기 투자 현황 및 성과를 분석한 결과 자산 규모 500만~1999만원인 투자자가 가장 높은 평균 수익률인 15.19%를 기록했다. 해당 구간 투자자는 58만명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한다.
이어 △2000만~9999만원: 14.59% △1억~4억9999만원: 14.07% △5억~9억9999만원: 13.78% △10억원 이상: 13.21%로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평균 수익률이 낮아졌다.
모든 구간에서 코스피·코스닥 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상반기에 각각 14.66%, 27.82% 올랐다.
10억원 이상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거둔 이유는 증시 하락 전망에 기반한 인버스 ETF 투자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덱스(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59억2000만원을 사들였다. 이어 코덱스 코스닥150선물인버스(44억8000만원), 미래에셋 인버스2X코스닥150선물(36억6000만원) 등 순이다. 10억원 이상 투자자는 전체의 0.05%에 불과하다.
나머지 구간에서는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군 2차전지 종목 투자 비중이 높았다. 10억원 이상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POSCO홀딩스가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POSCO홀딩스 투자 규모는 500만~1999만원 306억원1억~4억9999만원 1976억원, 2000만~9999만원 1407억원, POSCO홀딩스, 5억~9억9999만원 282억원 순으로 컸다. POSCO홀딩스는 10억원 이상 구간에서 4번째로 매수 규모가 큰 종목이었다.
구간별 순매수 상위 1~3위 종목을 보면 △500만~1999만원: POSCO홀딩스(306억원), 에코프로비엠 (407,500원 ▲31,000 +8.23%)(221억원), 에코프로 (1,104,000원 ▲119,000 +12.08%)(156억원) △2000만~9999만원: POSCO홀딩스(1407억원), 에코프로(799억원), 에코프로비엠(716억원) △1억~4억9999만원: POSCO홀딩스(1976억원), 에코프로(948억원), 에코프로비엠(818억원) △5억~9억9999만원: POSCO홀딩스(282억원), 에코프로비엠(69억원), SK이노베이션 (189,500원 ▲2,500 +1.34%)(5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 투자자 59만명의 투자 성과 통계에서도 10억원 이상 구간 수익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별 수익률을 보면 2000만~9999만원이 38.97%로 가장 높았고, 1억~4억9999만원 38.72%, 5억~9억9999만원 37.48%, 500만~1999만원 36.64% 순이었다. 10억원 이상 수익률은 32.7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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